작은 비말, 보호대 밑으로 돌아 퍼져나가
직접 튀는 건 막아주지만 확산은 못막아
직접 튀는 건 막아주지만 확산은 못막아
마스크 대안으로 쓰이는 안면보호대의 비말 확산 억제 실험 결과가 나왔다. 유체물리학 저널
실험에 사용한 투명 안면보호대와 밸브 마스크.
비말이 분출된 후의 안면보호대 근접지역 비말 흐름. a는 기침 전, b는 0.57초 후, c는 3.83초 후, d는 16.57초 후의 모습이다.
비말이 분출된 후 안면보호대에서 좀 더 먼거리의 비말 흐름. a는 2.97초 후, b는 6.98초 후, c는 10.77초 후의 모습이다.
안면보호대 써도 10초 후엔 거의 1미터 날아가 연구진은 "시간이 흐르면서 물방울의 공기중 농도는 떨어지겠지만 대신 옆으로, 위아래로 더 넓게 흩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물방울이 앞쪽뿐 아니라 역방향으로도 날아가 마네킨 뒤쪽까지 퍼져나가는 걸 발견했다. 작은 물방울은 실내 공기의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10초 후에는 비말이 거의 1미터 거리까지 날아갔다. 작업 현장 등에서 많이 쓰는 호흡 밸브가 달린 마스크는 예상대로 마네킨의 입에서 분출된 많은 물방울이 여과되지 않은 채 이 밸브를 통과해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많은 사람들이 일반 마스크보다 더 편하다는 이유로 투명 안면보호대나 밸브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안면보호대는 아래쪽과 옆쪽에 큰 틈이 있고, 밸브 마스크는 내쉬는 숨의 비말을 전혀 차단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밸브 마스크(위)와 N95 마스크의 비말 확산 억제 효과 비교. 위는 왼쪽부터 기침 전, 0.2초 후, 0.73초 후, 1.67초 후이며 아래는 왼쪽부터 기침 전, 0.13초 후, 0.33초 후, 0.83초 후의 모습이다.
기침 직후 에어로졸 흡입 노출 위험은 크게 줄여줘 그러나 안면보호대는 재사용할 수 있고, 얼굴 만지는 것을 막아주는 등 이점도 여럿 있다. 특히 기침 직후 타인의 침방울을 막아주는 데는 좋은 효과를 낸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미국 아이오와대 카버의대 엘리 퍼렌서비치(Eli Perencevich) 교수는 지난 4월29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안면보호대가 기침 직후에 호흡기 바이러스의 흡입 노출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14년 1월 ‘직업과 환경위생 저널(The Journal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ygiene)’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18인치(46cm) 이내 거리에서 상대방이 기침했을 때, 안면보호대를 쓰고 있었다면 기침 직후 에어로졸 흡입 노출량이 평균 지름 8.5μm인 것은 96%, 지름 3.4μm인 것은 68%가 각각 줄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는 착용해야 하지만 밸브 마스크는 착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마스크도 어느 정도의 비말 누출은 있다. 비말 전파 차단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2020년 9월6일 ‘안면보호대의 에어로졸 흡입 노출 감소 효과’와 관련한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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