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높을수록 많이 나와...제품별 검출량 차이 커
폴리프로필렌 젖병에 분유를 타서 먹일 때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푸드에서 인용
제품별로 리터당 130만~1620만개…시험기간 중 계속 검출 연구진은 보건기구 기준에 맞춰 깨끗이 씻은 새 젖병을 95도 정제수에 5분간 담가 멸균 처리해 공기 중에서 말린 뒤, 70도의 정제수(우유 대체용)를 젖병에 넣고 180rpm 속도로 60초 동안 흔들어줬다. 이어 물을 식힌 뒤 이를 구멍 지름 0.8㎛(1㎛=0.001㎜)인 금코팅 필터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냈다. 그 결과 젖병 제품별로 리터당 130만~1620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평균 400만개였다. 연구진은 특히 젖병은 21일에 걸친 시험기간 동안 계속해서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방출되는 입자 수는 수온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물 온도를 25도, 40도, 70도, 95도로 나눠 시험한 결과 95도로 높였을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가장 많았다. 시험 대상으로 삼은 10개 제품의 점유율은 전체의 69%에 이른다.
각 나라별 폴리프로필렌(PP) 젖병 사용 비율. 한국은 빨대 등 액세서리까지 포함한 전체 폴리프로필렌 제품 사용 비율이 가장 낮다.
하루 평균 158만개…한국은 PP 관련 제품 비율 가장 낮아 연구진은 분석 대상으로 삼은 48개 국가의 분유 이용량과 모유 수유율, 젖병 제품별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생후 12개월 된 유아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은 하루 평균 158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성인들이 물이나 식품, 공기를 통해 하루 평균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600개의 2600배나 되는 양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최저는 중국으로 1만4600개였으며, 최고는 네덜란드로 455만개였다. 한국 유아는 하루 평균 143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 시험 대상 국가 가운데 빨대 등을 포함한 폴리프로필렌 관련 젖병 제품을 쓰는 비율이 43%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오세아니아와 북미, 유럽이 각각 210만개, 228만개, 261만개로 높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대부분 50만~90만개 사이였다.
나라별 하루 평균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생후 12개월 유아 기준). 한국은 노란색 그룹에 속한다.
비플라스틱병에 분유 타고 젖병 흔들지 말 것…건강 영향은 추가조사 필요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나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물을 끓인 뒤 비플라스틱 용기에서 분유를 탄 다음 상온으로 식힌 뒤 젖병에 옮길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전자레인지 이용을 피하고, 젖병 안에 든 분유를 흔들지 말 것을 조언했다. 연구를 이끈 존 볼랜드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유아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관해 충분한 정보가 없어 이번 연구 결과가 부모들을 지나치게 놀라게 하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정책결정자들에게는 플라스틱 젖병 사용 지침을 재평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 필립 슈바블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노출량 자체는 놀라워 보이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실제 유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논평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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