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간 터치다운 성공…나사 “수집 작전 완벽”
목표는 60g…실제 채취량 확인엔 1주일 걸려
목표는 60g…실제 채취량 확인엔 1주일 걸려
지난 8월에 실시한 터치다운 연습 장면. 나사 제공
표본 수집을 위해 베누 표면으로 내려가고 있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상상도). 나사 제공
2018년 12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4km 상공에서 찍은 소행성 베누. 나사 제공
나사는 왜 그 먼거리의 베누 표본 수집에 나섰을까 나사가 베누를 연구 대상으로 정하고 표본 수집까지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45억년 전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소행성이어서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사 행성과학담당 이사 로리 글레이즈는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행성은 우주에 떠 있는 타임캡슐과 같아서 태양계 탄생에 대한 화석기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이런 소행성들이 1백만개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다. 1999년 발견된 베누는 시속 10만km의 속도로 태양 궤도를 돌며 6년에 한번씩 지구에 다가오는 지구 근접 천체다. 과학자들은 2175~2199년 사이에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270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지름 492m의 검은색 탄소질 소행성으로 다이아몬드 결정 모양을 닮았다. 과학자들은 베누의 성분을 파악하면 훗날 지구 충돌 위험에 대비한 회피 방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탐사선 이름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기원, 스펙트럼 해석, 자원 확인, 안전, 암석 탐사기'(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의 약자로, 우주선 이름 자체에 탐사 목적이 담겨 있다. 8억달러 프로젝트의 산물인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15인승 버스 크기만 하며 2016년 9월 발사돼 2018년 12월 베누에 도착했다. 지난 2년 동안 베누를 돌며 표면을 촬영해 분석하고 표본 수집 장소를 물색해 왔다.
베누의 공전 궤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내년 3월 베누 떠나 2023년 지구로 돌아올 듯 나사가 ‘나이팅게일 충돌구’를 표본 수집 지역으로 선택한 것은 이곳에 유기물을 머금은 물이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물이 베누 소행성 질량의 5~10%를 차지하며 탄소가 표면 전체에 퍼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시리스-렉스팀의 수석연구관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대 교수는 베누 표본을 분석하면 지구가 물이 풍부한 행성이 되는 데 소행성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시리스-렉스가 이날 목표인 60g을 채집하는 데 성공했을 경우 나사는 베누가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는 내년 3월에 맞춰 지구를 향해 출발시킬 예정이다. 출발 2년 반 후인 2023년 9월24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도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표본 수집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엔 내년 1월 적도 인근 오스프리 지역에서 2차 표본 수집에 나선다. 미국에 앞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05년 하야부사1 탐사선으로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본을 소량 채취한 데 이어 2018년엔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표본을 채집했다. 하야부사1은 2010년 지구로 돌아왔고, 하야부사2는 오는 12월 돌아온다. 하야부사1이 수집한 양은 고작 1mg에 불과했다. 하야부사2도 100mg 정도에 그쳤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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