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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1950년대에 화성 땅을 분양한 일본인

등록 2020-11-11 12:32수정 2020-11-11 14:09

[박상준의 과거창]
과학계몽가 하라다, 우주과학 붐 일으키려 기획
꿈을 키우는 이벤트…우주·로봇강국 밑거름으로
1962년에 한국에 번역, 출판된 하라다 미쓰오의 책. 서울SF아카이브
1962년에 한국에 번역, 출판된 하라다 미쓰오의 책. 서울SF아카이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미래와 우주를 향한 모색은 착실한 현재진행형이다. 작년에 시작한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이 금년에도 11월 초에 개최되어 국내외 정부 및 민간 기업들이 우주개발 각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정보를 나누었다. 또한 ‘뉴 스페이스 코리아 컨퍼런스’ 역시 11월12일부터 이틀간 열려 우주산업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영향부터 우주의 로봇 산업까지 폭넓은 주제들을 다룬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붐은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성공한 뒤로 찾아왔다. 50년대 말부터 거의 20년 가까이 대중과학의 대표 키워드는 우주였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일본에는 한때 우리에게 ‘화성 땅을 팔아먹은 일본판 봉이 김선달’로 소개된 인물이 있었다. 과학계몽가이자 작가로 유명했던 하라다 미쓰오(原田三夫, 1890~1977)이다.

사실 이 사람은 20세기 중반 일본에서 우주과학 붐이 일어나는 데 크게 기여한 과학문화 활동가로서, 화성 토지 분양도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기획한 이벤트였다. 당시 작가나 배우 등 사회 저명 인사들 다수가 여기에 참여하면서 일반인들도 수천 명이 돈을 내고 화성의 토지 분양권을 샀다고 한다.

하라다 미쓰오는 이미 1910년대부터 ‘소년과학’, ‘과학화보’ 등 어린이청소년용 과학잡지를 여럿 창간하는 등 열성적인 과학문화 활동가였으며 1953년에는 일본우주여행협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화성 땅 분양 이벤트를 벌인 것은 1955년 이사장에 취임한 다음이다.

흔히 오늘날 일본이 로봇공학 강국이 된 것은 50년대에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우주소년 아톰’이 등장한 덕분이라고 하지만, 같은 시기에 하라다 미쓰오의 우주과학 계몽 활동 역시 큰 족적을 남겼다. 지금의 일본이 로봇공학과 함께 우주산업 분야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은 50~6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들이 꿈을 키웠던 유산으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1950년대 당시 일본은 ‘펜슬 로켓’이라고 하는, 글자 그대로 장난감 같은 로켓 실험체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H2로켓으로 대표되는 상업적 우주발사체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 말에 로켓 발사실험에 성공했으나 그 뒤로 여러 사정 때문에 독자적인 로켓 개발 노력이 단절되고 말았다.

21세기 들어서 새롭게 우주개발의 시동을 건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한 로켓 발사체 ‘나로호’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 스페이스’라는 말로 일컬어지는 21세기의 우주산업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지향이라는 큰 차별성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우주산업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머잖아 새로운 도약기에 접어들기를 기대한다.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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