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겠지만 온실가스 농도 감소는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적으로 봉쇄 조처가 내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는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3일 세계기상기구(WMO)의 ‘온실가스 연보’를 인용해 “지난해 전지구 이산화탄소 농도가 410.5ppm으로, 전년 407.9ppm보다 2.6ppm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가장 높은 수치이며, 1750년대 산업화 이전보다 48% 증가한 것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 2.37ppm보다 높은 것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안면도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한반도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17.9ppm으로, 전지구 평균보다는 7.4ppm 높았다. 전년보다는 2.7ppm이 증가해 전지구 증가율과 비슷했다.
세계기상기구 온실가스 연보는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복사강제력은 1990년 이후 45% 증가했으며, 전체 온실가스에 의한 복사강제력 가운데 이산화탄소가 66%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복사강제력(산업화 이전 대비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척도)의 온실가스별 기여도. 기상청 제공(출처=세계기상기구 ‘온실가스 연보’)
‘열받은 지구’ 식히는 데는 역부족
세계기상기구는 아울러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영국·미국·독일·프랑스·노르웨이·네덜란드·호주 등 7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은 국제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논문에서 4월7일까지
세계 일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7%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중국·미국·독일 연구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10월 세계 각국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코로나19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동안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억tCO₂(이산화탄소환산톤)이 줄어들었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에 보고했다.
하지만 세계기상기구는 “코로나 확산 기간에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0.08∼0.23ppm 정도만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도 지난 2∼6월 세계 123개국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추이를 분석해 코로나19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지구의 평균기온을 낮추는 효과는 2030년까지 0.005∼0.01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 기후변화>에 지난 8월 게재했다.
♣H6s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