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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차내 코로나 전파, 어느 자리 앉아 어떤 창 열어야 안전할까

등록 2020-12-07 11:14수정 2020-12-07 13:18

승용차 내 감염 위험을 줄여주는 차창의 과학
4도어 승용차 내 기류 시뮬레이션 결과
모든 창 열고 운전자와 대각선 앉을 때
바이러스의 차내 전파 위험 가장 낮아
픽사베이
픽사베이

코로나19가 무서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기를 통한 전염 가능성 때문이다. 바이러스 입자가 호흡이나 기침, 재채기를 통해 입밖으로 나오는 침방울과 에어로졸에 섞여 공기 중에 떠 있다 다른 사람의 호흡기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 환경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 환경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 안이다. 특히 승용차는 실내 공간이 좁아 감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이 승용차 내의 공기 흐름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병원체의 차내 공기전파 가능성을 따져본 결과를 미국과학진흥회(AAS)가 발행하는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2월4일치에 발표했다. 탑승자는 2인(운전자 1인과 그 대각선 뒷쪽에 승객 1인), 주행 속도는 시속 80km로 가정했으며, 시뮬레이션에 사용한 모델은 도요타의 프리우스였다.

창을 전부 열면 왼쪽·오른쪽 공기가 분리돼 흐른다

연구진은 4도어 승용차의 창을 모두 닫은 것에서 모두 연 것에 이르기까지 환기 조건을 6가지로 나눠, 각각의 경우에 바이러스 입자 물질의 농도와 체류 시간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 두 사람이 탑승할 경우 차 안에서의 감염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창을 열고, 탑승자는 운전자와 대각선으로 앉는 것이었다.

창을 여는 것이 더 좋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시간당 공기교환율(ACH)이 높아진다. 모든 창이 열려 있을 때 시간당 공기교환율(ACH)이 250회로 가장 높았다. 모든 창이 닫혀 있을 때(60회)의 4배가 넘었다. 의외인 것은 운전석과 뒷쪽 승객 좌석의 창이 열린 경우의 공기 흐름이다. 이때는 시간당 공기교환율이 89회였다. 창을 두개나 열었음에도 모든 창을 닫았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나머지 3가지 환기 조건은 약 150회로 비교적 공기교환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는 자동차의 유선형 디자인과 기압 분포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속 80km 주행시 차 표면(왼쪽)과 주변 공기의 압력 분포도.
시속 80km 주행시 차 표면(왼쪽)과 주변 공기의 압력 분포도.

둘째, 창을 모두 열면 차량 내부에 두개의 공기 통로가 설정돼 왼쪽 오른쪽이 분리된다. 이는 달리는 차가 주변의 공기를 가르면서 뒷좌석 창 주변의 압력이 앞좌석 창쪽보다 더 높아지는 데 기인한다. 그 결과 공기는 뒤쪽 창에서 차안으로 들어간 뒤 앞쪽 창으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4개 창을 모두 열면 왼쪽과 오른쪽의 공기가 서로 분리돼 흐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운전자와 승객이 대각선으로 앉아 있으면 두 사람 간의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

운전석 창과 승객 반대편 창을 열었을 때의 공기 흐름도. 공기가 운전석 뒤쪽 창을 통해 차 안으로 들어와 승객 뒤를 돌아 운전속 옆 조수석 창으로 빠져나간다.
운전석 창과 승객 반대편 창을 열었을 때의 공기 흐름도. 공기가 운전석 뒤쪽 창을 통해 차 안으로 들어와 승객 뒤를 돌아 운전속 옆 조수석 창으로 빠져나간다.

앉은 자리 반대편 창을 열어야 공기전파 위험 줄여

그렇다면 일부 창만 연 경우엔 어떨까? 물론 창을 모두 닫은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좋다.

하지만 어느 쪽 창문을 여느냐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난다. 언뜻 생각하기엔 탑승자 바로 옆 창을 여는 것이 바이러스입자의 공중 전파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 이는 모든 창을 닫고 있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탑승자 반대편 창을 여는 것보다는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엔 뒤쪽 승객 창에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된 뒤 시계방향으로 흘러 앞쪽 운전석 창을 통해 공기가 빠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승객의 호흡기에서 나온 비말이 운전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탑승자 각각의 반대편 창을 열면 운전자와 승객 간 입자 전송을 줄이는 공기흐름이 생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케니 브루어 교수는 “이렇게 하면 공기가 운전자 뒤쪽 창에서 들어와 승객 뒤쪽으로 감아돈 뒤 앞쪽으로 방향을 돌려 승객 앞좌석(조수석)의 열린 창으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뒷자리의 승객은 외부의 신선한 공기에만 노출되는 셈이다

서로 다른 환기 조건에서의 에어로졸 입자 분포. 창 4개를 다 닫았을 때(맨왼쪽 위) 입자 노출 위험도가 가장 높고 창을 열수록 입자 농도가 낮아졌다. 창 4개를 다 열었을 때(맨오른쪽 아래) 위험도가 가장 낮았다. 브라운대 제공
서로 다른 환기 조건에서의 에어로졸 입자 분포. 창 4개를 다 닫았을 때(맨왼쪽 위) 입자 노출 위험도가 가장 높고 창을 열수록 입자 농도가 낮아졌다. 창 4개를 다 열었을 때(맨오른쪽 아래) 위험도가 가장 낮았다. 브라운대 제공

창문 개폐보다 더 효과 좋은 건 마스크 착용

연구진은 공기 흐름과 함께 에어로졸의 차내 확산 분포도 측정했다. 모든 창을 닫은 경우는 운전자의 호흡기에서 나온 에어로졸의 10% 이상이 뒷좌석 승객에게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든 창을 연 경우에는 승객에게 도달하는 에어로졸이 거의 없었다. 열린 창이 많을수록 에어로졸 전송률은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도요타 프리우스 한 종류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4도어 승용차 대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창문 개폐를 통한 공기 흐름 조절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자동차 실내의 공기 흐름 패턴을 상세하게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차내 공기 흐름 패턴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에 이번 연구의 의미를 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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