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체류 1주일째를 맞은 탐사로버 퍼시비런스에는 지구인 1093만2295명의 이름이 들어 있는 명판이 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2019년 5~9월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당신의 이름을 화성에 보내세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다. 나사는 전자빔을 이용해 이들의 이름을 손톱 크기 만한 칩 3개에 새겨 넣은 뒤, 이를 사다리꼴 모양의 명판에 담아 퍼시비런스에 실었다. 이들에겐 가상의 화성행 탑승권이 발급됐다.
나사가 23일 화성에 이름을 보낸 1090만명의 국가별 분포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화성에 이름을 가장 많이 보낸 나라는 터키로 252만8844명이었다. 이어 인도가 177만8277명, 미국이 173만355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신을 한국인으로 적은 신청자는 20만3814명으로 전체 8위였다. 북한쪽 신청자도 2044명이었다. 중국은 29만2071명이었으며, 일본은 3만1920명으로 비교적 적었다. 1명 이상의 이름을 올린 나라 수는 모두 250여개국에 이른다. 이름뿐이긴 하지만 나라 수로 따지면 사실상 전 세계가 동시에 화성에 간 것으로, 나사로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홍보 효과를 거둔 셈이다.
1093만명의 이름을 새긴 칩 3개가 들어 있는 명판.
나사에 따르면 글씨 크기는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미터)가 채 안 된다. 칩 속엔 탐사로버 이름 짓기 에세이 공모전에서 결선에 오른 학생 155명의 이름도 함께 들어 있다.
이 명판엔 또 태양을 가운데 두고 좌우 양쪽에 지구와 화성이 태양 광선으로 연결돼 있는 모습을 새겨 넣은 레이저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의 태양 광선들 사이엔 모르스 부호도 새겨져 있다. 풀이를 하면 `Explore As One'(하나로 탐사한다)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지구와 화성이 똑같이 태양계의 일원으로 연결돼 있음을 뜻하는 문구다. 명판은 퍼시비런스 후미 가로축 중앙에 부착돼 있다.
나사는 2011년 큐리오시티 발사 때도 이름 보내기 행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120만명이 참여했다.
나사는 현재
웹사이트(https://mars.nasa.gov/participate/send-your-name/mars2020)를 통해 다음 화성행 티켓 예약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약 600만명이 신청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