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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휴가는 왜 시작하자마자 끝나버릴까

등록 2021-05-31 09:59수정 2021-06-10 22:24

즐거운 미래는 더디게 와서 휙 가버리고
끔찍한 미래는 금세 와서 오래도록 지속
시작 시점은 다르지만 종료 지점은 같아
미래에 벌어질 일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심리적 시간이 크게 다르다. 픽사베이
미래에 벌어질 일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심리적 시간이 크게 다르다. 픽사베이

재밌는 영화,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일은 더디게 다가오는 것같다. 이처럼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시간의 길이를 ‘시간 지각’이라고 부른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이와 같은 시간 지각에 관한 실험 연구 몇편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소비자심리학저널'(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 미래의 긍정적인 일은 부정적이거나 ‘그저 그런’ 일보다 더 늦게 닥쳐오고, 휙 지나가 버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대학 셀린 맬코크 교수(소비자행동학)는 "두 요소를 결합하면 예컨대 휴가는 시작되는 즉시 끝나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451명의 온라인 실험참가자들에게 다가오는 주말이 재밌을지, 끔찍할지, 아니면 그럭저럭 괜찮을지 예상해보도록 했다. 그런 다음 주말의 시작과 끝이 지금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0~100의 눈금자(0=매우 가까움, 100=매우 멈)로 표시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이 표시한 눈금을 분석한 결과 재밌는 주말은 멀고 짧게, 끔찍한 주말은 아주 가깝고 길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럭저럭 괜찮은 주말은 그 중간이었다.

기분이 안 좋은 주말을 예상한 사람들은 시작과 끝 지점의 간격이 매우 멀었다. 반면 즐거운 주말을 기대한 사람들은 시작과 끝 지점이 거의 같았다. 특히 즐거운 주말을 기대하는 참가자의 46%는 주말의 시작점과 끝지점을 똑같이 평가했다.

긍정 미래와 부정 미래는 심리적 시작 시점은 다르지만 종료 시점은 똑같았다. 픽사베이
긍정 미래와 부정 미래는 심리적 시작 시점은 다르지만 종료 시점은 똑같았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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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이벤트 대신 고급품 소비 눈돌릴 수도

흥미로운 것은 재밌는 주말을 생각하든, 끔찍한 주말을 생각하든 주말의 시작 지점은 달랐지만 끝나는 지점은 똑같았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사건은 긍정적인 사건과 정반대로, 빨리 시작해서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럿거스경영대의 가브리엘라 토니에토 교수는 긍정적 미래와 부정적 미래에 대한 시간 지각의 차이를, 같은 목적지를 향해 서로 다른 경로를 택하는 것에 비유해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미래의 긍정적인 일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물었다. 사람들은 ‘빨리 지나가기는 하겠지만 얼마 동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래의 긍정적 경험이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라고 느낀 것은 재미있는 이벤트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을 때였다.

연구진은 이런 실험 결과들은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점차 일상이 회복돼 휴가 등을 계획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흥미로운 시사점을 준다고 주장했다.

맬코크 교수는 “휴가가 시작되자마자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휴가 중에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할 가능성이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호텔을 비롯한 고급품 소비에 눈을 돌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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