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기는 현재 제너럴일렉트릭재생에너지의 할리에이드 엑스로, 높이만 260m에 이르고 날개(블레이드) 길이가 107m나 된다. 최근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날개가 115.5m인 더 큰 풍력발전기 시제품을 내년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대형 풍력발전기는 설치할 공간도 필요하지만 흉물스러운 모양이 사람들한테 호감을 주지 못한다. 이들과 경쟁상대는 아니지만 꽃처럼 예쁘면서 소형이어서 주변에 용이하게 설치할 수 있는 기발한 풍력발전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주유소 지붕 위에 설치된 플라워 터빈 풍력발전기. 플라워 터빈 제공
미국과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소형 풍력발전기 제조사인 ‘플라워 터빈’은 최근 튤립 모양의 풍력발전기를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독일, 이스라엘, 콜롬비아 등 세계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회사는 소형 풍력발전이 녹색에너지산업의 주역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플라워 터빈의 풍력발전기 날개는 튤립 모양을 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인 다니엘 파브는 “큰 터빈은 효율적이지만 사람들한테 거부감을 일으킨다. 또 소음이 크고 날개 그림자에 빛이 깜박거리고 친환경적이지 않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면서도 효율성은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플라워 터빈의 풍력발전기는 높이가 1~6m의 비교적 소형으로, 건물뿐만 아니라 주유소, 주택 지붕에도 설치할 수 있다. 회사는 또 풍력과 태양광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용 충전소도 세우고 있다.
날개 없이 진동만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수직형 풍력발전기. 볼텍스 블레이드리스 제공
또다른 기발한 풍력발전기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스페인 벤처회사 ‘볼텍스 블레이드리스’는 지난 3월 날개 없이 진동만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를 선보였다. 3m 높이의 이 발전기는 터빈 없이 바람에 의한 진동만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영국의 ‘알파 311’은 물레방아를 수직으로 가로등이나 기둥에 달아놓은 모습의 수직형 풍력발전기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최근 영국 런던 동남부 그리니치반도에 있는 다목적 실내 공연장 ‘오2 아레나’에 이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이 장치 10개면 연간 8만7600㎾h를 생산할 수 있다. 영국 가정 23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