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박해원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개 하운드가 4족 보행 로봇 100m 달리기 부문에서 19.8초로 세계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박해원 교수 제공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로봇개 하운드(HOUND)가 100m 달리기에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세계기네스기록본부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동적로봇제어설계연구실(DRCD) 박해원 교수팀이 설계하고 제작한 하운드가 100m를 19.87초에 달려, 4족 보행 로봇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초속 5m, 시속 18.12km에 해당하는 속도다.
박 교수는 “육상선수가 기록 단축을 위해 가벼운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단거리 달리기에 특화된 가벼운 발을 하운드에 장착했다”고 밝혔다.
하운드의 몸무게는 45kg으로 다 자란 수컷 아메리칸 불독과 비슷하다. 하운드는 빠르게 달리는 것 외에도 22도 경사로를 오를 수 있으며, 높이 35cm의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 10월 국내 육상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측정한 기록을 기네스쪽에 보냈다.
러닝머신에선 시속 23.4km…기네스 공인 대기중
연구진은 앞서 2022년 5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최한 ‘로봇공학 및 자동화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ICRA)에서 하운드를 발표한 바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신영하 연구원은 기네스에 “출발에서 질주, 정지에 이르는 모든 동작 기술은 강화학습 방식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습득했다”며 “구동기(액추에이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터 특성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해 최대한 실제와 가깝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운드의 기록은 가장 빠른 2족 보행 로봇의 기네스 기록을 앞선다. 2022년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2족 보행 로봇 캐시(Cassie)가 세운 기네스 기록은 24.73초로, 하운드보다 약 5초가 뒤처진다.
100m 트랙을 달리고 있는 로봇개 하운드.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연구진은 하운드의 100m 기록과 함께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도 기네스쪽에 공인을 신청한 상태다. 하운드의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은 시속 23.4km이다. 초속 6.5m에 해당하는 속도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족 로봇으로 알려진 MIT(매사추세츠공대) 치타 로봇의 초속 6.4m 기록을 살짝 앞선다. 치타 로봇 역시 박 교수가 이 대학 연구원 시절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로봇이다.
박 교수팀은 현재 성능을 좀 더 개선한 ‘하운드 2.0’을 개발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하운드 2.0은 로봇에 가장 중요한 모터와 감속기, 회로 세 가지를 포함해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다”며 “하드웨어 개발은 마쳤고 현재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1109/ICRA46639.2022.9811755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