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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머스크, 뇌에 뉴럴링크 칩 심은 돼지 공개

등록 2020-08-29 15:17수정 2020-08-31 09:07

2개월째 정상 생활…뇌파 실시간 기록 장면 시연
뇌에 칩을 심은 돼지 거투르드. 웹방송 갈무리
뇌에 칩을 심은 돼지 거투르드. 웹방송 갈무리
뇌-컴퓨터 연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뉴럴링크가 뇌에 전극 칩을 심은 돼지를 선보였다.

지난해 7월 `통합 뇌-기계 인터페이스 플랫폼'(Integrated brain-machine interface platform)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1년여만이다. 뉴럴링크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28일 오후(한국시각 29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연 시연회에서 칩을 뇌에 이식해 2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돼지 ‘거투르드’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또 칩 이식 수술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임플란트 로봇 시제품 `브이투'(V2)도 함께 선보였다.

`링크 0.9'라는 이름의 뉴럴링크 칩은 지름 23mm, 두께 8mm의 동전 모양으로 뇌파 신호를 수집하는 작은 전극이 있다. 지난해 공개했던 칩은 귀 뒤에 작은 모듈이 별도로 있었으나 이번엔 칩 속에 모두 합쳐졌다.

뇌 이식 수술 로봇 ‘V2’를 일론 머스크가 설명하고 있다.
뇌 이식 수술 로봇 ‘V2’를 일론 머스크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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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으로 1시간 안에 전극 1000여개 심어

칩은 수집한 뇌파 신호를 최대 10미터까지 무선 전송할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하루 종일 쓸 수 있으며,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이식 칩을 `두개골의 핏빗(Fitbit)'에 비유했다.

이날 함께 공개한 칩 이식 로봇은 캐나다 밴쿠버의 산업디자인업체 워크(Woke Studio)가 설계한 것으로, 1시간 안에 뇌 속에 미세 전극 1024개를 심는 걸 목표로 한다고 머스크는 밝혔다. 전극은 지름 5마이크론에 길이는 43mm다. 현재는 뇌 피질을 건드리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궁극적으론 신경세포가 밀집돼 있는 뇌 깊은 곳의 회색질에 칩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돼지의 뇌 이식 칩이 코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다.
돼지의 뇌 이식 칩이 코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시연회에서 칩을 이식한 돼지가 냄새를 맡으로 코를 킁킁거릴 때 코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호를 칩이 실시간으로 수집해 기록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애초 머스크는 2020년까지 인간의 뇌에도 칩을 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쥐와 원숭이 뇌에 1500개의 전극을 심었을 뿐 아직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칩 이식은 시도하지 않았다. 뉴럴링크 칩이 사람 뇌 속에서도 제대로 작동한다면 시각이나 청각, 촉각 등 감각이 마비된 환자나 퇴행성 질환자들이 다시 감각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머스크는 기대했다.

지난해 발표한 칩(왼쪽)과 28일 발표한 칩(오른쪽) 비교.
지난해 발표한 칩(왼쪽)과 28일 발표한 칩(오른쪽)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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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신호 전달 넘어 인공지능과의 공생 도구로

뇌에 칩을 심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의료계에선 뇌에 전극을 이식해 파킨슨병, 간질 등을 치료하는 데 쓴다. 하반신이나 사지가 마비된 사람이 이식한 센서로 뇌 신호를 이용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로봇팔을 움직이는 실험도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뉴럴링크는 이런 단계를 훨씬 넘어 인간의 생각을 읽고 뇌파로 소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가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더 나아가 컴퓨터에 자신의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하거나 로봇에 자신의 의식을 심는 기술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뇌 이식 칩으로 인공지능과의 공생을 연다는 청사진이다. 머스크는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뉴럴링크 칩에 대해 `혁신 장치'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뇌 이식 칩 ‘링크0.9’의 구조.
뇌 이식 칩 ‘링크0.9’의 구조.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뉴럴링크는 머스크의 1억달러(1200억원)을 포함해 모두 1억5800만달러(19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직원은 100명 정도다. 머스크는 이날 시연회는 뉴럴링크 칩 개발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기 위해 열었다고 말했다. 1만명이 일하는 회사로 키운다는 게 그의 포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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