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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올여름 전력수요 역대 최대 전망…8년 만에 수급경보 발령될 수도

등록 2021-07-01 10:59수정 2021-12-29 14:41

산업부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 및 대책’ 발표
7월 4째주 예비력 4GW까지 내려가
2013년 이후 전력수급경보 발령 가능성
원전 정비+신고리4호기 화재 복구 등 늦어
2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히 설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히 설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 여름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와 기상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에도 7월 말부터 8월 첫째 주 사이에 집중되는 휴가 사용기간을 8월 둘째 주까지 늘려 전력 수요를 분산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산업부는 1일 오전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 현안조정회의에 이런 내용의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을 보고하고, “전력 예비율 하락에 대비한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해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최근 30년간의 전력수요 피크를 고려한 올여름 최대전력수요 상한 전망이 94.4G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상한 전망은 2018년 7월 기록한 기존 역대 최대수요(92.5GW)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현재 발전소 정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최대전력수요가 나타날 8월 둘째 주 공급능력은 99.2GW로 전망됐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공급 예비력(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수요를 뺀 값)이 전력수급경보를 발령해야 하는 수준인 4.8GW만 남는다는 얘기다.

전력수급경보는 공급 예비력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발령된다.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준비’ 단계가 발령되고, ‘관심’(4.5GW 미만), ‘주의’(3.5GW 미만), ‘경계’(2.5GW 미만), ‘심각’(1.5GW 미만) 순으로 격상된다. 경계 단계부터는 긴급 절전 조처에 들어가야 하고, 심각 단계가 발령되면 광역정전 위험에 대비해 순환정전을 시행해야 한다.

이번 여름 전력 공급 예비력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7월 넷째 주가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때 예비력은 8월  둘째 주보다 더 적은  4GW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7월 넷째 주의 최대전력수요 상한 전망치는 8월 둘째 주보다 1.2GW 작다. 하지만 지난 5월 화재로 멈춰 선 신고리 원전 4호기가 이때까지 발전을 재개하지 못하면서 전력 공급능력이 2GW나 작은 97.2GW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전력 수급 전망이 실제 이뤄지면 전력수급경보는 2단계인 ‘관심’ 단계까지 격상되게 된다. 

이번 여름 전력수급 상황이 불안해진 것은 부실 시공, 화재 사고 등의 여파로 기존 원전에서의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이 주요인이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원전 격납건물의 철판 부식과 같은 문제들 때문에 다수 원전에서 정비가 지연되고 있고 양수발전소에서도 일부 고장이 발생해 (전력공급망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신고리 원전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복구 일정을 최대한 당기려 해도 7월말까지로 예정된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도 “경기 회복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재 정비 중인 일부 원전에서 정비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신고리 4호기에서 화재사고까지 발생해 공급량이 예상보다 부족하게 됐다”며 원전의 발전 차질을 수급 불안의 1차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를 두고 원전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2013년 8월 마지막으로 발령된 전력수급경보도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로 가동원전 3기를 멈춰세워야 했던 것이 원인이 됐다.

전력수급 경보 각 단계를 구분하는 예비력은 신고리 3·4호기와 같은 최신 원전 1기의 발전설비 용량(1.4GW)를 밑도는 1GW여서, 지난 5월 신고리 4호기가 화재로 정지한 것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바로 다음 단계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 대용량 원전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계는 이런 이유로도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부는 전력 수요를 줄여 공급 예비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여름철 휴가 분산, 냉방기 순차 가동정지 등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상업 부문에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산업부는 “전력거래소·한국전력·발전사 등과 공동으로 전력수급 상황실을 운영해 전력수급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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