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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영상] “구상나무, 지리산 찾을 때마다 하얗게 죽어가고 있다”

등록 2021-07-07 20:12수정 2021-12-28 14:47

녹색연합 지리산 구상나무 항공촬영
지리산 자주 찾는 환경운동가의 경고

지난 1일 찾은 지리산.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자연의 변화를 항공 카메라로 담았다. 천왕봉(해발 1915m), 중봉(1875m), 하봉(1755m) 일대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한 그루 건너 한 그루 꼴로 구상나무가 하얗게 말라 죽어있었다. 잎사귀가 떨어진 채 가지만 남아 갈색으로 변한 나무도 보였다. 구상나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3, 5월, 그리고 지난 1일 지리산 일대를 항공 촬영해 구상나무의 고사 모습을 7일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해발 1700~1900m의 지리산 봉우리 곳곳에서 하얗게 마른 구상나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촬영 시점과 위치가 달라져도, 고사한 나무가 절반 이상이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일부 군락의 경우 대부분의 구상나무가 고사된 곳도 있다”며 “현장을 찾을 때마다 고사가 심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1일 촬영된 지리산 중봉 서사면의 고사한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모습. 녹색연합 제공
지난 5월1일 촬영된 지리산 중봉 서사면의 고사한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모습. 녹색연합 제공

현장을 주기적으로 찾는 환경운동가들의 눈에는 구상나무의 고사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 서 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 여름까지 확인된 지리산 구상나무의 고사 상황이 3년 전인 2018년보다도 악화됐다고 말한다.

녹색연합이 지난 2018년 8월 촬영한 지리산 천왕봉, 중봉, 하봉의 모습과 3년이 지난 지난 1일 촬영한 모습을 각각 비교해보면 확연히 비교가 된다. 초록색 나무들 사이에서 갈색으로 변해가는 나무가 많이 보이는 2018년 모습과 달리 이달 촬영한 영상에서는 이미 고사한 것으로 보이는 회색이나 흰색으로 고사한 나무가 더 많이 눈에 띈다.

2018년 8월21 촬영된 지리산 천왕봉-중봉 일대의 영상(위)과 2021년 7월1일 촬영된 지리산 천왕봉 남사면 일대
2018년 8월21 촬영된 지리산 천왕봉-중봉 일대의 영상(위)과 2021년 7월1일 촬영된 지리산 천왕봉 남사면 일대

지리산 일대에서 고사하는 나무가 크게 늘었다는 경고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립공원 공단의 자료를 보면, 지리산국립공원에 사는 구상나무·가문비나무 등 고사목 개수는 2008년부터 2018년 사이 2~5배 급증했다. 특히 정상인 천왕봉은 2008년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고사목이 1㎢ 당 1074그루였던 반면 2018년에는 5581그루로 늘었다.

구상나무 떼죽음의 원인과 규모는 아직 규명 중이다. 기후변화가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으나 그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서 지난 2018년 5월,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이 구상나무 생장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지만 수분 과다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립공원공단 등 유관부처는 구상나무 고사 원인과 현황, 복원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립공원공단 쪽은 “과거 대비 고사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역 별 편차가 심해 고사율을 특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취재·글/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구성·편집/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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