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미국 농작물재해보험금이 28년 전보다 약 270억 달러(30조원)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재해보험 지급 보험금 규모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은 4일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에 걸친 온난화로 미국 작물 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비용이 270억 달러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폭염과 가뭄이 미국 중서부 옥수수 재배 지역을 휩쓴 2012년에 약 90억 달러(10조원) 가량이 지급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환경연구편지에 이 연구를 발표한 스탠포드 지구 환경 과학 대학 카라 제이 재단 노아 디펜보 교수는 “우리가 파악한 재정 비용은 미국 납세자와 미국의 농작물 보험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다 광범위하게 수량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농작물 보험 프로그램이 확대돼 현재 미국 농경지 80% 이상이 보험에 가입돼있다. 농작물 보험의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미국 정부는 매년 평균 9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보편화되고 있어 농민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사정은 유사하다. 농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돈을 내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엔에치농협손해보험이 전담해 운영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이 기후변화로 증가하고 있어 적자인 해가 점점 늘고 있다. 2001년 첫 도입된 후 총 5조억원 가량의 보험금이 지급되었는데 절반 이상인 2조5천여억원이 최근 3년간 집중됐다.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지난해 장마와 폭우 등 다양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때문이다. 올해도 폭염 피해로 보험금 지급이 늘 수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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