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2010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저녁 행사에서 딸기를 먹던 모습.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환갑 생일상은 애초 고기 없는 채식 메뉴였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스테이크, 새우, 치킨 등이 또 준비돼있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 <인디펜던트> 등은 지난 8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60살 생일파티 때 채식 음식인 ‘임파서블 푸드’의 대체육으로 만든 무스비와 ‘잇 저스트’의 식물성 계란을 먹을 것이라고 이보다 이른 6일 보도했다. 다만 이들 언론도 “육식 메뉴가 따로 준비돼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글로벌 식품 혁신 정상회의에서
“채식주의자를 존중하지만 내가 그들 중 한 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일상에 채식 음식이 오르게 된 배경에는 오바마와 친분이 있는 미국 유명 드럼 뮤지션 퀘스트러브의 몫이 클 것이라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2012년부터 채식의 장점을 홍보해 온 퀘스트러브는 세레나 윌리엄스, 뮤지션 제이지, 고미디언 트레버 노아 등 유명인 투자자들과 함께 임파서블 푸드사에 투자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퀘스트러브 치즈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생일상 메뉴는 퀘스트러브가 임파서블 푸드의 대체육과 퍼펙트데이의 비건 치즈 소스를 사용한 치즈 스테이크 에그롤을 준비했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8일
<뉴욕포스트>는 파티 현장에서 목격된 새우튀김이 곁들여진 스테이크 사진을 올렸다. 다만 비건 새우·대체육 시장의 발달로 눈으로 봤을 때는 어떤 원료로 만든 음식인지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
애초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생일 파티는 대규모 생일파티를 계획했으나 미국 내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자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참석하도록 했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고급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 섬에서 성대한 규모의 ‘노마스크’ 파티가 열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에스엔에스 등에서 논란이 됐다. 이때문에 채식 메뉴 역시 ‘건강·동물권·기후위기’ 등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 아니었을 의구심이 남아있다. 논란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파티 참석자들로 알려진 셀러브리티들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는 육류와 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자동차나 항공기, 선박 등 전세계 교통 교통 부문을 합친 것보다 많다.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가축을 먹이기 위한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아마존 밀림을 없애고 곡물 농사를 짓는 것까지 포함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9일 발표된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농업(축산업)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을 기후위기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20배 이상 강하다.
에리카 바두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속 오바마(왼쪽) 전 대통령이 춤을 추고 있다. 트위터 영상 갈무리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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