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뛰고 있다. 연합뉴스/EPA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는 세계 최초로 탄소배출 제로 경기로 치뤄질 예정이다.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홍보를 위해서다.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FC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첼시 FC와의 홈경기에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기를 펼친다고 최근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토트넘과 첼시 모두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구단으로 영국 런던 지역이 연고지이다.
토트넘 홋스퍼 FC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기후변화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줄 이 획기적인 기획에 파트너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올해 초 유엔 연구에 따라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선정된 클럽인 토트넘은 이미 시행중인 (기후위기 대응) 조치를 보여주고 팬들에게 간단한 행동이라도 하기를 격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기가 탄소배출량 0가 되기 위해서는 바꿔야 할 지점이 많다. 경기장에 공급되는 전력에너지, 팬과 선수들이 경기장까지 오는 교통수단, 경기장 내에서 섭취하는 음식 등이 모두 고려 대상이다.
이때문에 토트넘 구단 쪽은 팬들에게 △대중교통 이용과 자전거 제공 △로컬푸드 공급 △맥주컵 재사용 등 철저한 폐기물 관리 등을 요청했다. 두 팀 선수들이 이용할 교통수단이나 음식물 등도 탄소배출량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토트넘 쪽은 “두 팀 선수들은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이 아닌 물을 마실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협력사인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 스포츠와 함께 동아프리카의 지역 사회 재조림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대한 배출량을 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면, 자연 흡수원을 늘려 0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번 이벤트는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홍보 활동의 하나로 영국 정부가 지원했다.
다만 기후운동가는 이번 이벤트가 대중에게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함을 알리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영국은 석탄 사용도 매우 적은 국가이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재생에너지의 시장성이 좋은 재생에너지 선진 국가이다. 이번 이벤트도 탄소중립 목표를 대중에게 알리는 긍정적 효과가 있겠지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사회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구단이 매 경기마다 이런 노력을 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