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60년 전 태어난 할아버지 세대보다 평생 훨신 많은 극한 기후를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60년 전 태어난 세대보다 평생 훨씬 많은 이상기후를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27일(한국시각) “연령대별로 극한 기후를 겪는 정도를 비교하는 연구를 처음 시도해, 기후위기가 빚어내는 세대간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조명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스> 26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연구팀 분석으로는, 가령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현재 각 국가들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일생 동안 30번의 심한 폭염을 겪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960년에 태어난 세대가 평생 겪는 폭염의 7배 수준이다.
1960년에 태어난 세대가 겪는 폭염 횟수에 비해 2020년에 태어난 어린이들이 평생 겪을 폭염 수가 4배(1.5도 목표 달성 때)∼7배(현재 국가 감축공약 실천 때)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사이언스’ 제공
다른 극한 기후도 비슷한 경향이다. 지금 태어난 세대는 60년 전 태어난 세대에 비해 가뭄과 산불은 두 배 많이 겪고, 홍수나 흉작은 세 배 이상 경험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감축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수준으로 막는다면 지금 세대가 겪을 폭염 횟수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2도 상승으로만 막아도 4분의 1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빔 티에리 브뤼셀자유대학 교수는 “현재 마흔살 미만의 사람들은 전례 없는 삶을 살 것이다. 그들은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0.01%의 가능성도 없었을 폭염, 가뭄, 홍수, 흉작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적 편차도 크다. 2016∼2020년에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난 5300만명의 아이들은 현재 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 공약대로면 극한 기후를 한평생 4배 더 많이 겪는 반면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1억7200만명의 어린이는 배수가 5.7배에 이를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지난 24일 세계기후파업을 앞두고 김도현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선진국들이 정의와 평등을 기후행동의 중심에 놓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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