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목요일 독일 베를린에서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최종 토론에 참석한 각 정당 후보자들. 왼쪽부터 앨리스 바이델 독일을위한대안당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 대표, 마르쿠스 소에더 기독교사회연합당 대표, 아르민 라셰트 바이에른 총리 등이다. 2명의 사회자와 오른쪽은 아나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왼쪽에서 세번째),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 겸 사민당 후보, 재닌 비슬러 좌파당 디 린케 공동대표다. 연합뉴스/AP
독일 대기업들이 차기 정부에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등 파리 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해 야심찬 기후변화 대응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화학 기업 바이엘,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 스포츠 의류 기업 푸마 등 69개 대기업들은 차기 정부가 취임 100일 이내에 “독일을 기후중립으로 가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11일(현지시각) <에이피>(AP)통신과 <슈피겔> 등이 전했다. 이번 서한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독일 기업 간 동맹인 ‘2도 재단’을 주축으로 작성됐다.
이들은 서한에서 △2030년까지 독일 전기 소비량의 최소 70%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 △해상 풍력발전과 광전원 등의 설치용량을 3배 가까이 늘릴 것 △새로운 발전소를 위한 충분한 면적을 제공하고 기존 시설을 재정비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서한에 “기업으로서 기후 행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차기 정부가 입법 기간 동안 기후중립으로의 전환을 중점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편지 작성을 주도한 우편주문회사 오토그룹의 이사장이자 2도 재단의 대표인 마이클 오토는 “기후를 보호하는 것이 이번 연방 선거에서 결정적인 주제였다”며 “정당들은 새로운 연방 정부를 세우는 데 있어서 기후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는 거의 모든 정당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석탄발전 퇴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과 같은 기후 공약을 발표하면서 ‘기후 총선’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선에서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보수연합 진영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서 1위를 차지했다. <에이피>통신에 따르면 사민당은 녹색당과 자유민주당 등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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