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를 앞두고 지난 9월말까지 제출된 당사국들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폭이 2030년 예상 배출량의 7.5%를 추가 감축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이 추가 감축 수준은 세기말까지 지구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는 감축률 55%에 턱없이 모자라 지구 온도를 2.7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2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년 배출량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 2021)를 통해 이렇게 밝히고 특히 선진20개국(G20) 국가들의 더 강력한 감축 공약을 촉구했다. 배출량 격차 보고서는 유엔환경계획이 매년 기후변화당사국회의 개막 직전 당사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과 기후변화 억제 목표 달성에 필요한 감축량과의 격차를 분석해 내놓는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는 9월말까지 유엔에 새 엔디시를 제출했거나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상향 계획을 발표한 일본, 한국을 포함한 120개국과 유럽연합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종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121개국(유럽연합 포함)의 새로운 감축 공약이 실현되면 기존 감축 공약에 비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9억톤 가량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것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묶기 위해 2030년까지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량 280억톤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새로운 감축 공약에도 불구하고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는 2.7도 추가 상승해 기후 재앙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분석은 민간 전문기관들의 공동프로그램인 기후행동추적자(CAT)나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의 전망과 유사하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당사국들이 발표한 탄소중립 약속은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2도로 묶어, 추가 조치가 더해지면 기후변화의 가장 치명적 영향은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탄소중립 공약이 대부분 모호하고 2030년 엔디시와 일치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잉거 앤더슨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더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고 현재의 문제다. 우리가 지구온도 1.5도 억제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잡으려면 앞으로 8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줄여야 한다. 시계가 크게 째깍거리며 가고 있다”며 강력하고 신속한 감축 행동을 촉구했다.
알록 샤먀 COP26 의장도 보고서에서 “9월말까지 당사국들이 새로 내놓은 공약들에 진전은 있었지만 충분치 않다. 그것이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다량 배출국들인 G20 국가가 더 강력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약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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