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륙 지역에서 35∼37도를 오가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각지에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7월26일 보도했다. 평안북도에서 관수 설비들을 최대한 가동하고, 물을 운반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을 끌어와 농지에 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새 기후평년값(1991∼2020년)은 이전 평년값(1981∼2010년)에 비해 연평균기온은 0.4도 상승하고 연강수량은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30일 북한의 새 기후평년값을 수록한 ‘북한기상 30년보’를 발간했다.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의 세계기상자료통신망을 통해 수집한 27개 북한 관측지점의 기온과 강수량 등을 평균해 북한의 기후평년값을 산출해오고 있다.
북한의 연평균기온은 남한(12.8도)보다 3.9도 낮은 8.9도이며, 연강수량은 912㎜로 남한(1306.3㎜)의 70%에 불과하다. 북한의 연평균기온은 이전 평년값 8.5도보다 0.4도 상승한 것이고, 연강수량은 이전 919.7㎜보다 7.7㎜가 줄어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기온은 이전 평년값보다 0.3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4㎜ 감소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지구온난화에 따라 비슷하게 기온이 상승했다.
북한 전역에서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해주와 함흥은 0.5도가 올라 평균보다 상승률이 컸다. 연강수량은 많은 지역에서 감소를 보인 반면, 여름철 집중호우가 두드러졌던 평안도 지역(안주 54.9㎜, 수풍 33.8㎜, 평양 25.1㎜)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대체로 연평균기온은 북쪽으로 갈수록, 내륙과 산지일수록 낮게 나타나고, 강수량은 동풍 영향을 받는 강원도 동해안 일대는 많은 반면 내륙 고산지대인 개마고원 일대는 적게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곳은 동해안의 장전(12.4도), 가장 낮은 곳은 백두산 고원지대인 삼지연(0.8도)였다.
평양의 연평균기온은 11.0도로 전체 평균보다 다소 높고, 연강수량도 전체에 비해 다소 많은 936.4㎜였다.
북한도 기후변화 영향으로 남한과 마찬가지로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고 한파 일수는 감소했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의 새 평년값은 이전 평년값에 비해 각각 1.2일과 0.5일 증가했으며, 한파 일수는 2.7일 줄어들었다. 다만 폭염과 열대야 일수 변화폭은 남한(각 1.7일, 1.9일 증가)보다 작았으나 한파일수는 감소폭이 남한(0.9일 감소)의 세배에 이르렀다.
계절 길이는 여름의 경우 이전 평년값에 비해 3일 길어지고 겨울은 4일 짧아졌다. 계절 시작일도 봄과 여름은 각각 1일과 3일씩 빨라지고, 겨울은 2일 늦어졌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