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후대선을 위한 정책 경연’ 행사를 하고 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제공
기후·환경단체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주 4일제 도입 및 에너지 휴가제 운용, 기후위기 대응 일자리 상시 운영 등을 2022년 대선에서 주요하게 다뤄져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하고 있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은 12일 ‘기후대선을 위한 10대 대표 정책’을 선정 발표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10일 정책 경연을 열고 일반 시민 500명의 온라인 투표와 현장심사단의 투표를 통해 10개 정책을 최종 선정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성장중심주의를 넘어설 정책, 기후위기 당사자들 주체가 된 정책, 사회경제체제 전반의 물꼬를 틀 정책,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10개 정책에는 이전까지 정치권에서 주되게 논의되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다수 포함됐다.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주 4일제를 도입하는 것과 더불어,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여름과 겨울 휴가 기간을 늘리는 ‘에너지 휴가제’가 대표적이다. 여름과 겨울 1∼2주의 휴가를 정례화해 전력 피크 시기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노동시간도 단축하자는 취지다. 또 순환경제나 산림보전 등 기후위기 대응 및 적응 분야의 일자리를 국가 차원에서 확충하고 상시 운영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이 밖에도 식량자급률 상향 법제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조직 개편, 기업과 부유층에 세금을 물리거나 토건 및 국방 예산을 이용해 기후위기 대응 재원을 확보하자는 정책도 내놓았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처럼 기후·환경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오던 사안도 10대 정책에 담겼다. 엔디시 재상향,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폐기 및 기후정의법 제정, 재생에너지 보급과 탈석탄, 내연기관차 전환을 위한 목표 설정, 신공항 건설 등 토건 프로젝트 전면 중단, 에너지·먹거리·이동·보건·주거 분야에서의 공공서비스 제공 등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유력 후보들은 신규 석탄발전과 신공항 프로젝트 중단 같은 핵심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말하지 않고, 제1야당 후보는 탈원전 반대만 외치다 심지어 감축 목표를 다시 낮추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를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정치라면 이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며 “10개 정책요구를 중심으로 시민들과 함께 대선 시기 기후정의 사회로의 대전환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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