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정당 후보들이 13일 일제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했다. 후보 등록을 하면서 후보들은 규정에 따라 자신의 주요 공약 10개를 우선순위까지 매겨 선관위에 제출했다. 후보들이 제출한 공약을 살펴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제’ 공약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내세웠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기후위기’를 내세우면서도 원전을 통해 달성하는 ‘탄소중립’ 목표를 띄우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반적인 사회 개혁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기후위기 관련 공약은 공약순위 2번 ‘신경제, 세계 5강의 종합국력 달성’ 공약에 포함돼 있다. 세계 5강의 종합국력 달성을 위한 이행 방법의 절반을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내용으로 채운 것은 기후위기를 산업과 경제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찍부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과 에너지전환 기반 마련을 강조했고,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의 탈탄소 전환 지원 강화 및 녹색산업 육성, 취약산업 종사자 전환 지원 확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교통체제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 공약 추진에 필요한 재원은 일반재정과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기후대응기금·온실가스배출권 관련 유상할당 전환 예산 등을 활용해 조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석열 후보는 10대 공약 중 9번 공약으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맑고 깨끗한 환경’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실효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적극 추진하며, 원자력과 청정에너지 기술 구축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는 것을 이 공약의 목표로 제시해 청정에너지와 함께 원자력 활용에도 강조점을 뒀다. 윤 후보는 그동안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밝혀 왔다.
윤 후보는 이 공약 이행 방법으로 “신념이 아닌 과학기술과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실현가능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2050 탄소중립 달성 방안 수립 및 추진”을 맨 앞에 내세우고, 기후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재정지출시기 조정 및 재량 지출의 구조조정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세입 증대 예상분 활용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10대 공약의 10번에 ‘기후위기시대 탄소중립 추진하고, 스마트 농어촌으로 식량주권 지키겠습니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안 후보는 ‘원자력에너지-신재생 등 에너지믹스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네 후보 가운데 원자력 활용을 가장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혁신형 차세대원전(SMR) 기술개발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신한울 3·4호기 즉시 공사 재개 △한미 원자력협력 강화로 평화적 핵주권 확보 등이 포함돼 있다.
안 후보는 특히 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2018년 대비 40%인 2030년 NDC 재조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파리기후협정 당사국이 유엔에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하향 조정하는 것은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의로운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10대 공약 중 1순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4번 공약도 ‘부동산 불평등 해소·투기 근절 기후위기·차별 해소를 위한 조세 개혁’을 제시해 네 후보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 개혁에 제일 비중을 실었다.
심 후보는 공약 자료에서 1순위 공약을 이행할 방법으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0년 대비 50% 이상으로 상향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지·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50% 달성 △2023년~2030년까지 매년 20GW 이상 누적 180GW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보 △운행 중인 자동차 중 500만대 감축 등 다양한 세부공약을 제시했다.
원전과 관련해서는 ‘탈핵기본법 제정을 통해 2040년 탈핵 달성’ 공약을 제시했다.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원천적으로 막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투자를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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