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회원국들이 2024년까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국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3일 환경부는 유엔 회원국들은 2일(현지시각)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엔환경총회는 유엔 회원국 전체가 참여해 주요 환경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환경 회의다. 이번 총회에는 163개 회원국을 포함해 정부 대표단, 국제기구 관계자 등 총 2000명이 참석했다.
협약에는 플라스틱의 생산·사용·소비 등 전 생애주기 차원에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그동안 유엔환경총회에서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의안은 다수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해양에 한정하지 않고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 관리를 다루는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회원국들 간의 협상을 통해서 정해질 계획이다. 회원국들은 연내에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한다.
구속력을 가진 만큼 2024년 협약이 완성되면 플라스틱을 생산·판매하는 각국 대기업들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일 <로이터>통신은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석유·화학 회사와 수천개의 제품을 일회용 포장 판매하는 소비재 대기업에 협약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대표들도 앞으로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통해 협약의 조항과 단어가 자국 정부와 기업에 유리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씨름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총회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비대면으로 참가했다. 한 장관은 국가 발언 등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국제 협약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총회에 참석한 정부 대표단과 함께 한국의 탄소중립, 순환경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홍보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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