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최악의 원전사고로 페쇄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위키미디어코먼스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망이 파손돼 방사성 물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체르노빌 원전이 1986년 원전 사고로 폐쇄된 이후로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계속 운영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은 9일(현지시간) 체르노빌 원전 시설 전체에 전력이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고 이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국영 통합 에너지 기업인 우크르에네르고도 체르노빌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망이 포격으로 파손됐으며, 원전에 설치된 비상 디젤 발전기로는 최대 48시간만 전력 공급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디젤 발전기는 48시간 동안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그 이후엔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의 냉각시스템이 멈춰 방사능 유출이 임박할 것”이라며 전력망 수리를 위한 임시 휴전을 촉구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열부하와 냉각수의 양은 전기 공급 없이도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정전이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IAEA는 러시아군이 지난달 24일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한 이후 우크라이나인 원전 근무자들이 근무 교대도 하지 못하고 연속 근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해오고 있다. 근무자들의 피로 누적에 의한 주의력 부족 등이 이른바 휴먼 에러에 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