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온 산으로 번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달 초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평소보다 최대 20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정지궤도 환경위성인 천리안위성 2B호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동해안 산불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최대 2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북 울진에서는 지난 4일 산불이 발생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뒤 13일에야 완전히 꺼졌다. 또 강원 강릉에서는 지난 5일 발생한 산불이 동해까지 확산된 뒤 8일 진화됐다.
대형산불이 장시간 지속된 경북 울진에서 위성으로 관측된 초미세먼지(PM2.5) 최대 농도는 385㎍/㎥로, 울진군의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3월 평균 농도 17.3㎍/㎥의 22.3배에 이른다. 이산화질소(NO₂)는 최대 0.028ppm이 관측돼 평소(0.008ppm)보다 3.5배, 일산화탄소(CO)는 최대 3.8ppm이어서 평소(0.4ppm)의 9.5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리안위성처럼 정지궤도 환경위성의 경우 동일한 지역을 하루 평균 여덟번 관측할 수 있어 산불, 화산 등 재난의 영향을 감시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환경과학원은 “대형산불이나 화산 등으로 다량 배출되는 에어로졸 등은 지구 복사강제력을 변화시켜 기후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유럽 저궤도환경위성(TROPOMI)의 자외선 에어로졸 지수와 일산화탄소 영상에서도 대형산불의 강도가 강했던 지난 5일을 전후해 농도가 다소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하지만 저궤도 위성의 특성상 하루 1번 해당지역을 통과하는 때에만 관측영상을 얻을 수 있어 대기오염물질의 시간별 변화 등 상세정보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