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목의 꽃가루 방출 시작일이 기후변화 탓으로 이번 세기말에는 지금보다 40여일 앞당겨질 것으로 추정됐다. 방출 기간도 19일 길어지고, 연간 꽃가루 방출량도 40%까지 증가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은 15일(현지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배출된다면 21세기말까지 꽃가루 방출 시작일이 최대 40일 빨라지고, 방출 기간은 적어도 19일 늘어나 결과적으로 미국 전역에서 연간 꽃가루 방출량이 4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DOI :
10.1038/s41467-022-28764-0)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의 생성은 온도·습도와 관련이 깊다. 화분증(고초열) 등 꽃가루에 의한 호흡기 알레르기는 세계 인구 30%가 앓고 있어, 노동일 결손과 의료비 등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 기후변화가 초목의 꽃가루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 그 결과 계절 알레르기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이해하는 것은 건강과 경제적 대응 측면에서 중요하다.
앨리슨 슈타이너 미시건대 교수 연구팀은 기후데이터와 공통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를 결합해 21세기 말(2081~2100년)에 미국에서 꽃가루 방출의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모델링 결과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SSP 585)에서 봄철 꽃가루 방출 시작일은 21세기말까지 이전 시기(1995∼2014년)에 비해 10∼40일 앞당겨지고, 여름과 가을 잡초와 풀 꽃가루 방출 시작일은 오히려 5∼15일 늦춰질 것으로 추산됐다. 결과적으로 꽃가루 방출 기간이 2∼19일 늘어나 미국 전역에서 연간 꽃가루 방출량은 16~4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일 꽃가루 방출량은 온도와 강수량 변화에 따라 35%까지 감소하거나 최대 4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상승하면 꽃가루 생산이 증가한다. 연구팀이 모델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결합한 결과, 21세기 말 일일 꽃가루 방출 최댓값은 200%까지 증가하고, 연간 꽃가루 방출량은 최대 25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하지만 이산화탄소에 의한 꽃가루 생산 영향은 실험실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한 것이어서, 자연 환경에서의 꽃가루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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