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모래축제를 즐기는 관광객들과 무더위를 식히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파키스탄·미국·스페인 등지에서 때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여름도 평년보다 무더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23일 “올 여름철 6월은 기온이 평년과 같거나 높을 확률이 비슷하게 40%이지만 7월과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30%인 반면 높을 확률은 50%나 된다”고 밝혔다.
강수량은 6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고 7월에는 비슷하거나 적으며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여름철 기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 이유에 대해 △3월 만주지역에 눈이 많이 덮였다 녹으면서 대기에 파동을 일으켜 우리나라 상층에 고기압성 순환이 만들어져 온도가 올라갈 수 있고 △봄철 티베트지역에 눈이 평년보다 적게 덮여 티베트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을 상승하게 할 수 있으며 △봄철 북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상황이 여름철에 우리나라에 고기압성 순환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호츠크해의 바다얼음(해빙)이 평년보다 적어 기압능(블로킹)이 발달할 경우 우리나라에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와 6월에는 기온이 다소 내려가게 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러한 조건들을 반영해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기상청과 관계 기관이 제공하는 13개 기후예측모델의 상당수는 우리나라 기온이 6∼8월에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때이른 더위로 지난주말 텍사스에서 매사추세츠에 이르기까지 3800만명이 폭염주의보를 겪었다. 21일(현지시각) 텍사스 오스틴은 37.2도까지 치솟았으며, 버지니아 리치몬드(35도), 필라델피아(35도), 매사추세츠(31.1도) 등지에서도 역대 5월 기온 최고치가 경신됐다.
인도 델리에서는 지난 16일 최고기온이 이틀째 49도까지 올라 1941년에 세워진 종전 기록을 넘어섰으며, 파키스탄에서도 같은 날 51도가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도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휴일인 22일 우리나라 남부지방 곳곳에서 일최고기온 역대 1위 값이 기록됐다. 이날 경남 밀양에서는 최고기온이 33.6도까지 치솟았으며, 경주(33.2도), 양산(33.0도), 의령(32.7도), 진주(32.6도) 등 영남 지역 12개 시·군의 일최고기온 극값이 경신됐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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