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이 정부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편까지 요청했다.
한전은 “최근 유례없는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기존 연료비 연동제 가동만으로는 현재 한전의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 (㎾h당) 3원 인상 요청뿐만 아니라 추가 전기요금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한전은 연료 가격 급등 영향으로 1분기에만 7조8천억여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한전은 우선 연료비 급등을 반영해 기준연료비를 조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연료비 연동제가 정상 적용돼도 최근 연료비 급등폭이 요금에 반영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는 발전 연료비의 등락을 3개월마다 전기요금에 반영하되, 최대 조정폭이 ㎾h당 분기에 3원·연간 5원을 넘지 않도록 제한을 뒀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단가(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한전이 정부에 연료비조정단가와 함께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기준연료비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요금 조정의 기준이 되는 직전 1년치 평균 연료비다. 현재 기준연료비는 ㎾h당 41.7원으로, 지난해 기준연료비 36.8원에서 4.9원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4월부터 적용됐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12월 올해 기준연료비를 직전보다 ㎾h당 9.8원 오른 46.6원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이유로 인상분을 1월부터 적용하지 않고 4월과 10월에 절반씩 나눠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0월 인상분 4.9원이 아직 요금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한전이 지난 3월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적용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제 발전연료 가격 급등을 반영한 연료비조정단가는 ㎾h당 33.8원으로 산정됐다.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산정 기준이 되는 직전 3개월 발전 연료 가격이 오른 점을 고려할 때 2분기의 33.8원/㎾h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력산업을 지속 가능케 하고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려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의 근본 취지에 따르자면 산정된 연료비 조정단가를 그대로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시행되는 연료비 연동제로는 ㎾h당 최대 3원만 올릴 수 있을 뿐이다.
반면 현행 연료비 연동제는 기준연료비에 대해서는 변경 주기나 변동 폭에 대해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전이 “올해 상반기에 연료비가 지속해서 급등한 것을 반영해 최대한 빨리 기준연료비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전은 이와 함께 정부에 분기당 3원/㎾h, 연간 5원/㎾h의 연료비 조정 상·하한 확대, 정부가 연료비 조정을 유보해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조정요금의 추후 정산제 도입 등을 요청했다. 한전은 “연료비연동제 뿐만 아니라 적정원가와 적정투자보수를 반영한 총괄원가 방식을 통한 전기요금 정상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전이 제기한 총괄원가 보장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공공요금의 산정원칙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 전기요금 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한전의 경영 불안정을 야기하고 에너지 소비를 왜곡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따라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지난달 발표한 새정부 국정과제에 에너지 정책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전기요금 결정의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시장원칙이 작동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전력 시장‧요금체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발전 연료가격 변동을 반영한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오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