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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겨울 나라’ 남극에 15.5도 ‘봄날’이?…푄 현상 때문이었다

등록 2022-06-28 10:31수정 2022-06-28 10:44

극지연, 2년 전 시모어섬 극한 고온현상 원인 분석
“바람이 산등성이 넘어 고온건조해지는 푄현상 때문”
남극반도에서 2년 전 극단적인 고온현상이 발생한 것은 푄 현상 때문이라고 극지연구소가 분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남극반도에서 2년 전 극단적인 고온현상이 발생한 것은 푄 현상 때문이라고 극지연구소가 분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남극반도 끄트머리에 위치한 시모어섬의 2월 평균기온은 1도 안팎이다. 남반구에서는 여름철이지만 극지방이어서 ‘겨울날씨’다. 2년 전인 2020년 2월9일 시모어섬에 있는 아르헨티나 마람비오기지에서는 15.5도가 관측됐다. 왜 이런 고온현상이 일어났을까?

극지연구소는 28일 “시모어섬의 극단적인 고온현상은 푄 현상 때문에 일어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푄 현상은 바람이 산맥을 가로지를 때 산등성이를 넘어 하강하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안에 자주 발생한다.

2020년 2월9일 시모어섬에서 관측된 기온은 지난 40년간 평균기온(0.9도)보다 무려 14.6도가 높은 값이다. 이날 시모어섬에 있는 다른 관측소에서는 남극 기상관측 사상 최고인 20.75도가 관측됐다. 하지만 이 기록은 관측 오류 때문에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진 않았다.

그림 원본 위키미디어코먼스.
그림 원본 위키미디어코먼스.

연구를 주도한 김성중 극지연구소 대기연구본부장은 “남극반도가 위치한 위도 60~65도 지역은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서풍이 발생하는데, 이 바람이 남극반도에서 남-북 방향으로 펼쳐진 산맥을 지나오면서 푄 현상을 만들고 시모어섬이 있는 남극반도 북동쪽에 고온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상고온 발생일과 이전 며칠의 기상 상황을 분석해보니 강풍과 함께 급격한 기온상승을 동반하는 일반적인 푄 현상과 다른 사례가 확인됐다. 이틀 동안 지속된 약한 바람을 타고 남극반도 동쪽으로 열이 꾸준히 공급돼 전례 없던 고온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연구팀은 진단했다.

이런 이례적인 현상의 영향으로 같은 시기 서남극 전체에 극단적인 온난화가 나타났다.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세종과학기지는 푄 현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음에도 같은 날 2월 평균보다 높은 영상 8.3도가 관측됐다. 이보다 사흘 전에는 남극반도 북동쪽 아르헨티나 에스페란자기지에서 18.3도가 관측됐다. 이 기록은 남극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으로 공식 인정됐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환경과학> 특별호에 게재됐다.

김성중 본부장은 “남극의 이상고온현상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현상들이 기후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세종기지에서는 지난 2월7일 13.9도, 장보고기지에서는 지난 3월18일 8.8도 기록됐다. 장보고기지에서 3월에 영상 온도가 확인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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