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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영향평가 엉터리…핵폐기물 증가대책 빠졌다”

등록 2022-07-18 15:36수정 2022-07-18 15:57

환경단체, 한수원 환경영향평가 초안 관련 기자회견
“중대사고 피해 사망률 등 정량적 제시 않고 시늉만
포항 지진 등에 동해안 입지 우려 커진 점 고려해야”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발전소 1호기(오른쪽)과 2호기 전경. 1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을 다해 영구 정지된 상태이고, 2호기는 내년 4월8일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연합뉴스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발전소 1호기(오른쪽)과 2호기 전경. 1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을 다해 영구 정지된 상태이고, 2호기는 내년 4월8일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연합뉴스

환경단체들이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의 수명 연장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수명연장 때문에 발생할 핵폐기물 대책이 빠진 눈속임 평가서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와 부산환경운동연합은 18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주장하며 “안전을 무시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수원은 원전 최강국 건설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원전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새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 4월 수명이 만료되는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지난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 2호기를 계속 운전하는 데 필요한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했고, 지난 8일부터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 주민을 대상으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을 시작했다. 오는 9월5일까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16개 기초자치단체 주민 의견을 들어 원안위의 수명연장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개된 초안을 검토한 환경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면 고리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 포화시점이 당초 2031년에서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수원이) 고리 2호기에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간격을 기존보다 좁히는) 조밀저장 시설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며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대책과 그에 따른 안전성 평가를 담지 않은 방사선환경영향 평가는 존재하는 위험을 가리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서 중대사고로 인한 사망률이나 집단선량과 같은 피해를 정량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법적으로 중대사고 영향을 평가해야 하지만 약식으로 시늉만 하고 해외 원전과 비교 결과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국내 원전의 과밀집을 숨기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원전보다 지역 인구 밀도가 높은 국내원전의 상대적 위험성이 크게 보일 수밖에 없어 한수원이 이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고리 2호기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1주일 안에 최대 165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방출 시나리오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암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는 평균 8220명에서 최대 3만47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소장은 특히 “테러 등으로 고리 2호기에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 발생할 경우 전국에서 최대 633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하고, 사용후핵연료저장조가 파괴돼 화재가 발생하면 최대 76만4000명까지 조기사망하는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아이지반정보연구소 김성욱 소장은 “경주와 포항지진으로 동해안에 있는 핵발전소들의 입지가 과거의 생각과 달리 좋지 못하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며 “수명연장을 하려면 지진 위험과 활성단층에 대한 안전기준부터 제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고리핵발전소는 주변에 인구가 밀집돼 있는 것은 물론 좁은 지역에 다수호기가 운영 중이라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은 “안전성과 위험을 무시한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은 800만명이 거주하는 부산·울산·경남의 시민들을 위험으로 몰아넣는 정책”이라며 정부와 한수원에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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