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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1호기 ‘운영허가 조건 위반’ 상태로 한달 가까이 시운전

등록 2022-07-24 17:48수정 2022-07-24 21:22

원안위, 수소제거설비 검증 조건부로 허가
1차 연장한 검증보고서 제출시한 6월 넘겨
한수원, 허가조건 위반 상태로 시험운전 중
법률 전문가 “안전 우선 원안법 취지 반해”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왼쪽이 운영허가를 받아 시운전 중인 1호기, 오른쪽이 운영허가를 준비 중인 2호기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왼쪽이 운영허가를 받아 시운전 중인 1호기, 오른쪽이 운영허가를 준비 중인 2호기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성 확보를 위해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의 운영을 허가하며 내건 조건을 한국수력원자력이 한 달 가까이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안위는 원전 격납건물 안에 설치된 수소제거설비의 성능 실험 보고서를 지난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나, 해당 시설의 성능 실험이 완료되지 않으면서 운영허가 조건을 위반한 상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이 지난달부터 원자로 출력상승 시험운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두고서도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다.

원안위는 지난해 7월9일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를 의결하며 “신한울 1호기에 설치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파)의 수소제거율 실험 등을 조속히 실시해 2022년 3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되, 필요시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외부 전원이 모두 끊어지더라도 작동해 수소를 제거하도록 고안된 설비다.

원안위가 파의 성능 검증을 운영허가 조건에 덧붙인 것은 공익 제보가 계기가 됐다. 기존 원전에 설치된 비슷한 제품의 성능이 기준에 미달하고 작동 중 불꽃이 이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제보였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심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했으나, 심의가 장기화하자 최종 판단을 미루고 일단 운영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3월 말로 정해진 파 실험 보고서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한수원은 대신 원안위에 요청해 시한을 6월말까지로 연장했으나 이렇게 연장한 제출 시한마저 넘겼다. 한수원이 실험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성능 실험 중 파 설비 내부에서 불꽃이 일어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안위에서는 한수원이 운영허가 조건을 어기면 운영허가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은 지난 3월25일 원안위 회의에서 “위원회가 부과한 조건은 파와 관련된 안전성을 확인해 그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만약에 그런 조치가 안 됐다면 심의해 허가 취소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해되지만, 지금은 그 과정이어서 가능한 한 빨리 안전성을 확인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수원이 운영허가에 덧붙인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가 바로 취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원안위 사무처의 해석이다. 부가 조건 위반을 이유로 한 운영허가 취소는 별도 의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6월말까지로 연장된 파 검증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기면서 한수원은 원안위가 지난해 7월 의결한 운영허가 조건을 위반한 상태가 됐다. 하지만 이 운영허가 위반에 대해 원안위는 아무런 제재를 취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 제출 시한을 다시 연장해 준 것도 아니다. 특정 시점을 정해 연장해 줄 경우 또다시 시한을 넘길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운영허가가 위반된 상황을 원안위가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은 지난달 9일부터 신한울 1호기를 송전망에 연결하고 출력 상승시험에 들어갔다. 실제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면서 원전의 출력을 변동시키는 상업운전 전 막바지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수원은 올 하반기 중에 신한울 1호기의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원전의 상업운전은 한수원이 원안위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아 핵연료를 장전한 뒤 다양한 운전 조건에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식 상업운전에 들어가기 앞서, 사실상 상업운전과 같은 조건의 시험운전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한울 1호기의 경우 원안위가 안전성과 관련해 부가한 운영허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다르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변호사는 “원안위가 원전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부가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로 한수원이 시운전을 계속하는 것은 안전을 우선시하는 원자력안전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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