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시운전 중인 신한울 원전1호기 격납건물 내부의 수소제거설비에 대한 성능 검증 기한이 또 연장됐다.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로 불리는 이 장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외부 전원이 모두 끊어지더라도 작동해 수소를 제거하는 설비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1일 제162회 회의를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에 신한울 1호기 수소제거설비 성능 실험보고서 제출 시한을 6월말에서 8월말로 연장해주는 내용의 운영변경 허가를 의결했다. 원안위는 지난해 7월9일 한수원에 신한울 1호기 운영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핵심 조건은 2022년 3월까지 수소제거설비 성능 실험보고서 제출이었다. 이후 원안위는 한수원의 요청에 따라 6월 말로 제출 시한을 늦춰줬다. 그러나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연구원에 의뢰한 성능 실험 중 해당 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제작사에서 진행한 실험까지 차질이 빚어지자 다시 기한을 연장해줬다.
한수원은 이번 회의에 앞서 원안위에 추가 보완실험 진행 등을 고려해 보고서 제출 시한을 10월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이날 추가보완 실험 없이 원자력연구원에서 이미 실시한 실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제출 시한을 한수원 요청보다 2개월 앞당겼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이달 안에 제출할 보고서와 이를 검토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음달 15일 다시 회의를 열어 수소제거설비 성능 검증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 논의 결과에 따라 정부와 한수원이 계획한 하반기 중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 돌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