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남산에서 이틀 동안의 폭우 뒤 맑개 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12일 오후 전국이 구름이 약간 끼거나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백중인 12일 오후 모처럼 전국이 맑게 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3∼14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20㎜의 비가 다시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오전까지 호남과 경북 남부, 경남, 제주에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는 오전에 대부분 그치고 오후에는 전국이 구름이 조금 끼거나 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전남 남부 일부 지역에만 내려져 있는 호우주의보도 낮에는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호우특보가 전국에서 사라지기는 지난 8일 오전 8시 서울과 경기북부, 강원영서 북부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된 이래 처음이다.
이날 북쪽에서 찬공기가 밀려내려오면서 무더위도 한풀 꺾여 아침 기온이 서울 22도, 대전 23도, 강릉 24도, 광주 25도, 대구 부산 26도로 11일보다 2도 정도 낮았다. 하지만 이날도 충청 이남 지역과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16일까지 백중사리 기간이어서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해안에서 밀물로 인해 바닷물 높이가 더욱 높아진다”며 “해안가 저지대는 침수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백중은 음력으로 7월 보름을 가리키며, 이날부터 며칠 동안은 달과 태양, 지구가 일직선상에 있으면서 달과의 거리가 가까워져 바닷물 높이가 가장 높아져 백중사리 기간이라고 한다.
13∼14일 우리나라 주변 기압 배치와 강수 구역. 기상청 제공
송원화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캄차카반도의 블로킹 고기압이 약화하면서 정체됐던 대기의 흐름이 점차 원활해졌다”며 “중국 북동지방의 저기압은 시계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조금씩 동쪽으로 이동해 우리나라 쪽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압 배치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가 충돌해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기압골이 13∼14일 서해상에 머물며 우리나라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오전 충남서부와 호남서부에서 시작한 비가 낮에는 강원영동과 영남동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고 중부지방과 경북북부에는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특히 대기 하층의 바람(하층제트)이 더욱 강해지면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되는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북부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13∼14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영서, 충청북부 30~80㎜(많은 곳 수도권 120㎜ 이상) △충청남부, 경북북부 내륙 20~60㎜ △강원영동, 남부지방(경북북부 내륙 제외), 제주, 울릉도·독도 5~30㎜이다.
기상청은 “최근 매우 많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며 “추가로 내리는 강한 비에 의한 피해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5일께 한·중 국경지역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하기 시작해 15일 밤부터 16일까지는 중부지방에, 17일께는 남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비는 8일 발생한 정체전선처럼 남북이 좁고 동서로 긴 구름대를 형성해 비슷한 강도의 폭우를 쏟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다만 이동속도가 빨라 전체 강수량은 적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날 새벽 발생한 제8호 태풍 ‘메아리’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축됐지만 다시 확장하면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폭염 수준으로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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