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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해양생물 90% 멸종될 것”…당신이 안 변하면 현실이 된다

등록 2022-08-24 16:23수정 2022-08-24 22:43

해양생물 2만5000종 기후위험 지표 분석
열대지방, 저소득 국가 연안에서 기후위험 커
“재생에너지 전환하면 해양생물 생태계에 유익”
꽁지가오리가 열대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멸종위험은 열대지방과 극지방일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꽁지가오리가 열대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멸종위험은 열대지방과 극지방일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현재처럼 화석연료를 쓰면, 90% 가까운 해양생물 종이 멸종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니얼 보이스 캐나다 달하우지대 생물학과 교수 등 국제 연구팀은 24일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공개한 논문에서 “해양생물 2만5000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험을 평가한 결과, 86.7%에 이르는 종이 높거나 심각한 멸종위험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연구팀은 해양 동물과 식물, 원생동물과 박테리아 등 바다 수심 100m까지 서식하는 2만4975종의 멸종위험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했다. 생물 종의 몸 크기, 온도 저항성, 서식지 파편화 등을 포함한 12가지 기후위험 지표를 사용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인류가 산업기술에 매달려 화석연료 사용과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가정하는 시나리오(SSP5-8.5)에서는 2100년까지 해양생물 종 중 84%가 높은 멸종위험을 겪게 되고, 2.7%는 심각한 멸종위험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13%는 중간 정도의 멸종위험을 겪고, 무시할 만한 수준의 위험을 겪는 종은 1%도 안 됐다.

멸종위험을 겪는 종은 먹이 피라미드 아래에 있는 종보다 위에 있는 포식자 종일수록 컸다. 특히 식량 자원으로 이용되는 참치나 복어, 상어 등의 해양생물 종과 어업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 국가 바다에서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 보면, 적도에서 위도 30도까지 열대지방 서식 종의 멸종위험이 클 것으로 나타났고, 위도 60도 이상 극지방 일부 지역의 서식 종이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위도에 사는 상어와 가오리, 해양포유류가 높은 위험을 안고 있었다.

그래픽_한겨레 스프레드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역적 편차도 두드러졌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삼각지대(코랄 트라이앵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홍해, 페르시아만, 인도 연안, 카리브해, 태평양의 일부 섬나라 등 바다 면적 1%에 해당하는 지역에 심각한 멸종위험을 겪거나 높은 멸종위험을 겪는 종 95%가 분포돼 있었다.

대구, 멸치, 바닷가재 등 인간의 식량으로 쓰이는 종들의 멸종위험이 저소득 국가 주변의 바다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 지도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에서 거의 모든 어종이 높은 멸종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최선의 시나리오(SSP1-2.6)에서는 거의 모든 종의 멸종위험이 줄어들고 생태계 안정성이 향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상황에서는 분석 대상 종 가운데 1.3%가 심각한 멸종위험, 54%가 높은 멸종위험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저소득 국가의 식량 안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대니얼 보이스 교수는 기후변화 매체 <카본브리프>에서 “저개발 국가일수록 인구의 영양 요구를 채우기 위해 어업에 더 많이 의존한다. 이들 국가는 기후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멸종으로 인해) 앞으로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기후 불평등의 또 다른 예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면, 해양 생물종 상당수를 보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이스 교수는 “(지구 기온 상승치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지키는 것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핵심지역 그리고 저소득 국가에 대한 기후위험을 크게 줄이거나 제거함으로써, 해양생물에게도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참고한 논문 Boyce, D.G. et al., (2022) A climate risk index for marine life, Nature Climate Change.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2-01437-y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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