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 2A호가 6일 오전 9시40분 촬영한 한반도 주변 영상.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동해에서 북동진하고 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6일 새벽 경남 거제로 상륙해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 ‘힌남노’가 새벽 4시50분께 거제로 상륙해 2시간20분 뒤인 오전 7시10분께 울산 앞바다를 통해 동해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상륙 당시 태풍 힌남노는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40m로 관측됐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힌남노의 위력은 2020년 이번과 마찬가지로 거제에 상륙한 제9호 태풍 ‘마이삭’(957헥토파스칼)과 비슷하고 2016년 부산에 큰 피해를 낳은 제18호 태풍 ‘차바’의 975헥토파스칼보다 훨씬 강했다.
태풍 ‘힌남노’는 애초 좀더 북쪽으로 진행해 포항 인근 지역에서 동해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좀더 동쪽으로 치우쳐 울산에서 빠져나가 태풍 오른쪽 위험반경에 속하는 지역이 적어졌다. 태풍 오른쪽은 위험반원, 왼쪽은 가항반원(선박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구역이라는 의미)이라고 한다. 비유하면, 오른쪽 반원은 태풍이 달려가면서 가격을 하는 반면 왼쪽은 뒤로 빠지면서 가격을 하는 셈이다.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8시 현재 포항 동쪽 약 50㎞ 해상에서 시속 57㎞로 북동진하고 있다. 아직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39m, 강도 ‘강’의 위력을 지녀 동해안을 중심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풍 힌남노로 인해 통영 매물도에서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3.1m가 기록됐으며, 제주 고산에서는 초속 42.5m, 신안 가거도에서는 42.3m, 진도 수유에서는 41.3m가 관측됐다.
4일부터 6일까지 누적강수량은 제주 윗세오름에서 951.5㎜가 기록됐으며, 포항 393.0㎜, 울산 매곡 334.0㎜, 산청 333.5㎜, 고성 미시령 290.0㎜, 서울 강남 251.5㎜가 관측됐다.
기상청은 “6일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과 폭풍해일과 함께 해안지역에 매우 높은 파도가 예상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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