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7일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해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고 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7일 국정감사에서 전 정부 임명 기관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
혀 깨물고 죽지’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자신의 의지 표현’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야당쪽으로부터 “또 국어 테스트를 하자고 하느냐”는 비아냥을 샀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 관련기관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 때 임명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그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이 발언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면 밖에 나가서라도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이 잘못된 것이다. 탈원전 해야 된다’고 피켓 들고 시위를 해야지, 봉급 좀 받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그러는 것이냐.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 정부에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냐.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는 발언에 이어진 것이다. 김 이사장은 환경단체 출신으로 정의당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 공동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기후환경비서관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뒤 지난 2월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됐다.
권 의원의 발언에 김 이사장은 “의원님께서 국감 자리에서 질문하실 자유는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서 폭언에 가까운 말씀을 하신 것은 사과해달라”며 항의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
그렇게 뻔뻔하니까 그 자리에 앉아있겠죠”라는 등의 발언으로 사퇴 압박을 계속했을 뿐 자신의 발언이 김 이사장에 대한 폭언이 아니라는 해명은 하지 않았다.
권 의원은 더욱이 정청래 위원장이 “제가 들어도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어야 된다 이런 발언은 좀 지나치고 심한 것 같다. 인신공격성 모욕적인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며 자신의 발언을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규정했는데도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 국감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김제남 이사장 보고 혀 깨물고 죽으란 얘기가 아니다.
내가 그런 경우라면 그렇게 행동을 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지 말라. 나의 정치적 의지 표명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해명은 발언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약 4시간 가량 지난 뒤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굳이 또 국어 테스트를 하자고 하느냐”며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에 주어가 없는데, 그 주어는 나다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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