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 야외 공간에서 기후 활동가들이 이집트 감옥에 갇혀 있는 민주화 운동가 알라 압둘파타흐에게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인권 없이는 기후 정의도 없다.”
10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 야외 공간에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쪽 주먹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이날 기후 활동가 100여명은 이집트 감옥에 갇혀 있는 민주화 운동가 알라 압둘파타흐에 대한 연대 표시로 흰옷을 입고, 흰색 펼침막을 들었다. 펼침막에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로 ‘인권 없이는 기후 정의도 없다.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다. 알라 압둘파타흐가 지난 4월 펴낸 책 <당신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를 인용한 것이다.
이날 필리핀 활동가 알랍 미라솔 아료소는 “아버지는 20년 전 ‘강제로’ 사라졌다. 단지 인권을 위해 싸웠기 때문”이라며 인권운동을 하다 실종된 아버지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이런 이야기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환경 운동가, 인권 운동가들은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을 찍힌 채 감옥에 갇히고 죽임을 당하고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우리 사람들도 지키지 못한다면 어떻게 지구를 지키겠는가. 기후 활동가로서 기후 정의를 위한 나의 싸움이자 사회 정의를 위한 싸움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 활동가 지나 코르테스 발데라마는 “우리는 기후와 인권을 옹호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는 목소리를 잃은 많은 사람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감옥에 갇힌 각국 인권 운동가들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하며 “그들이 정치범이라면 우리 모두는 정치범이다”, “그들은 패배하지 않았다”고 외치기도 했다.
샤름엘셰이크/글·사진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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