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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총회장 온 룰라 “아마존 보호하지 않으면 지구 위험”

등록 2022-11-17 11:37수정 2022-11-17 16:04

[제27차 기후변화총회]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총회장 등장
“열대우림 보전, 선진국이 경제적 책임져야”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브라질 전시관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원주민 여성과 함께 서 있다. 샤름엘셰이크/DPA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브라질 전시관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원주민 여성과 함께 서 있다. 샤름엘셰이크/DPA 연합뉴스

“룰라, 룰라!”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의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회의장 안뜰은 ‘룰라’를 외치는 인파로 북적였다. 이들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의 연설을 한 시간 넘게 기다리며 ‘올레, 룰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일부는 브라질 전통 의상을 입기도 했다.

룰라는 지난달 말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1.8%포인트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이들이 룰라 대통령 당선자를 반긴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현직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해 공공연한 개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연설을 직접 보려는 사람들이 계속 몰리자, 당사국총회 사무국은 이례적으로 연설장 문을 닫고 출입을 통제했다. 회의장 내 티브이(TV) 앞은 연설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룰라 당선자가 단상에 오르고 내릴 때, 환경 보호를 약속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오늘 나는 브라질이 다시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데 동참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브라질은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대통령 선거를 이제 막 마쳤습니다. 세계에 도처에 있는 기후변화 부정론자와 권위주의 권력의 발흥을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룰라 당선자는 연설 상당 부분을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할애했다. 그는 “아마존을 보호하지 않으면 지구는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아마존 벌목을 제로로 만들고 우리 생태계를 황폐화하는 것을 막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첫 임기 3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37% 늘었다며, 불법 벌목과 광산업에 대한 감독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마나우스 근처의 아마존 열대우림에 세워진 기후 관측탑.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기후변화와 대기와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32m 높이로 세웠다. 마나우스/DPA 연합뉴스
브라질 마나우스 근처의 아마존 열대우림에 세워진 기후 관측탑.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기후변화와 대기와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32m 높이로 세웠다. 마나우스/DPA 연합뉴스

룰라 당선자는 또 이번 총회 의제인 ‘개도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과 피해에 대한 재원 마련’ 문제와 관련해 선진국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경제적 기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유한 나라들이 만들었는데 안타깝게도 기후변화 취약국들이 당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여러 자원이 필요합니다. (중략) 한 가지 상기시켜드릴 게 있습니다. 부자나라들은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에 직면한 저개발국을 돕기 위해 매년 1천억 달러를 모은다고 했습니다.”

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아마존이 돌이킬 수 없는 티핑포인트에 가까워졌다’는 연구로 유명한 과학자 칼로스 노브레와 전 환경부 장관 마리나 실바 등 환경친화적인 인사가 룰라 지근거리에 있다며, 새 정부 들어 아마존에 대한 정책이 바뀔 거라고 전망했다. 룰라 당선자는 2025년에 열릴 예정인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브라질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룰라 당선자는 브라질 재벌 조제 세리피에리 2세와 함께 그가 소유한 개인 전용기를 타고 이집트에 도착한 사실이 알려져 눈총을 샀다. 브라질에서 보건의료업체를 운영하는 세리피에리 2세는 2020년 불법 선거자금 관련 수사 선상에 올라 체포된 적이 있다. 룰라 당선자 쪽 관계자는 “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샤름엘셰이크/김윤주 기자 kyj@hani.co.kr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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