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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보일러 틀어도 “아침엔 14도”…단열부실 낡은 건물 40% 어쩌나

등록 2023-01-31 10:53수정 2023-01-31 13:46

지난 27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왼쪽)과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오른쪽).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을 나타낸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왼쪽)과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오른쪽).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을 나타낸다. 연합뉴스

열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건물에 사는 시민들이 춥게 지내면서도 난방비 폭탄도 맞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에너지 낭비와 탄소배출까지 연결된 문제인 만큼 노후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 투룸 빌라에 살며 인근 직장에 다니는 김아무개(30)씨는 지난 27일 아침 ‘덜덜’ 떨면서 일어났다. 보일러를 35도 이상으로 맞춰 놓고 잠을 잤는데, 아침 실내온도는 14도였다고 한다. 그가 살고 있는 빌라는 1989년에 지어진 34년된 건물이다. 그는 “암막커튼도 설치하고, ‘뽁뽁이’도 붙여봤지만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1994년 지어진 투룸에 사는 강아무개(36)씨는 12월 난방비로 14만원이 나왔지만 1월 난방비를 아끼는 것은 포기했다. 집안이 너무 추워서 보일러를 강하게 틀어도 집이 따뜻하게 되는데 2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는 “2년 전 집 주인이 창문 새시를 교체했는데도, 단열재가 문제인지 열 효율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2021년 기준 노후건축물 현황을 보면, 전체 건물 731만4264동 가운데 30년 이상된 건물은 289만6839동으로 39.6%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10년 미만(124만7472동), 10~15년 미만(60만8360동), 15~20년 미만(58만7096동), 20~25년 미만(59만3299동), 25~30년 미만(86만7291동), 35년 이상(231만334동), 기타(51만3907동) 등이다.

노후건물의 열 효율이 낮은 이유는 단열재 등에서 오는 차이 때문이다. 1979년 건축물단열기준이 최초 마련되고 2001년, 2008년, 2012년, 2017년에 단열기준이 상향됐는데, 노후건물에는 현재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 관계자는 “건물에서 열 효율과 관련된 것은 창문과 단열재”라며 “특히 단열재 두께가 노후건물은 50∼100㎜였는데, 현재는 중부지방 기준으로 200㎜ 수준이다. 열 효율이 2∼4배 정도 차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공공건축물과 민간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성능을 높이고 탄소를 감축하는 ‘그린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민간건축물의 경우 단열재 교체 등 공사비의 이자를 최대 3%까지 지원하는데, 이자 지원만으로 리모델링을 유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민간 이자지원 실적을 보면, 사업승인 건수는 2014년 352건으로 시작해 2020년 1만2005건, 2021년 1만1955건, 2022년 7217건 등 한해 1만건 수준에 불과하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형편이 되는 집주인엔 이자 지원, 그렇지 못한 이들에겐 집 수리를 지원해야 한다”며 “최저주거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못미치면 임대를 못하게 하는 등 다양한 층위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은 단열 개선에 직접지원을 하고 있다. 집 상태를 진단하고, 진단에 따라서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직접 지원을 하고, 고치고 난 다음에 평가를 체계적으로 한다”며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저소득층 지원 효과가 있으며, 일자리 만들고, 관련 산업 발전시키는 4가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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