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한 어선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플라스틱, 폐어구, 스티로폼 등 해양쓰레기 30여t이 수거됐다. 연합뉴스
전세계 바다에 171조 개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세계 바다에서 플라스틱 오염 감축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 5대 환류대 연구소(5 Gyres Institute) 연구팀이 과학저널 프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증가하는 플라스틱 스모그’ 논문을 보면, 2019년 기준 171조 개의 플라스틱 입자, 230만톤이 전세계 바다에 떠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1979~2019년 사이에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지중해의 약 1만1777개 표집 지점에서 수집된 플라스틱 입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기간 중 해양 플라스틱 입자의 극적인 증가추세가 이어진 것은 2006년부터다. 그 원인으로는 플라스틱 생산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와 기존에 있던 오래된 플라스틱의 자연 분해로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 점 등이 꼽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플라스틱,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이 급증했지만 폐기물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세계 플라스틱의 약 9%만 재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육지에서 버려진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비, 바람, 빗물 배수관 등에 의해 강으로 휩쓸려가고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플라스틱 입자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한 해양 생물들이나 바닷새들이 피해를 입는 일들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함에 따라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한 국제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 저자들은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정책 변화가 없다면 플라스틱이 바다에 유입되는 비율은 2016년에 견줘 2040년에 약 2.6배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175개 회원국은 2024년까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법적 구속력 있는 글로벌 협정을 수립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 협정의 최종 형태는 조약이 되겠지만 그 실효성은 회원국의 약속과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초점을 맞추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환경이 회복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플라스틱 배출을 제한하는 것이 우선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과 관련해) 글로벌 추세를 추적하기 위한 표준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수립하고 플라스틱 오염 배출을 방지하기 위해 구속력 있고 집행 가능한 협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전지구적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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