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남 화순군 이서면 동복댐에 비가 내리고 있다. 광주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은 오랜 가뭄으로 이날 0시 기준 18.2%의 저수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평균 강수일수는 3.6일(1973년 관측 이래 3월 강수일수로는 최저)에 불과했다. 역대급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5일 전국에 단비가 내렸다. 이 비가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던 광주·전남 지역의 시름을 씻어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정도로는 완전한 해갈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하다. 환경부는 이날 전남 지역에 100㎜ 안팎의 비가 내려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려면 최소 120㎜에서 많게는 470㎜까지 비가 내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광주(47㎜)와 전남 보성(113.5㎜)·진도(126㎜) 등 전남 지역에 100㎜ 안팎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6일 밤까지 약한 비가 이어지겠지만, 광주·전남에 내리는 비는 5㎜에 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5월 초순께까지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전국 대부분 지역 기상가뭄 수준이 ‘정상’이겠지만, 전남과 충청 지역 일부는 여전히 ‘관심’ 수준의 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상학적인’ 분석일 뿐, 현재 메마를대로 메마른 전남 지역에서 체감하는 가뭄은 여전히 ‘심각’ 수준이다.
전남 지역에 농업·공업·생활용수 등을 공급하는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주암댐과 수어댐, 평림댐, 섬진강댐 등의 가뭄은 지난 3일 기준 모두 ‘심각’ 단계다. 심각 단계에서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20% 줄여 공급한다. 주암댐은 5일 현재 283일째, 평림댐은 291일째 가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 저수지의 저수율은 10%가량 오른다. 10㎜당 1% 상승하는 셈이다. 이날 내린 비로 주암댐의 저수율은 18.5%(5일 밤 11시10분 기준), 섬진강댐과 평림댐, 수어댐은 각각 19.5%, 30%, 67.2%였다.
이정용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보통 비가 와서 땅을 충분히 적시고 나면 나머지 물들이 댐으로 모이는 건데, 5일 내린 비는 그동안 메마른 땅을 적시는 수준”이라며 “하루 혹은 일정 기간 전체 강우량 120~470㎜의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와야 댐 수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