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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플라스틱 뒤덮인 지구…국제규제 협상초안 11월에 나온다

등록 2023-06-03 11:52수정 2023-06-04 17:01

그린피스 “석유화학업체가 진전 방해”
미국 배우 셰일린 우들리(오른쪽)와 설치미술가 벤저민 웡이 플라스틱을 형상화한 미술 작품 앞에서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배우 셰일린 우들리(오른쪽)와 설치미술가 벤저민 웡이 플라스틱을 형상화한 미술 작품 앞에서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플라스틱을 규제하기로 세계 각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안 초안이 11월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닷새간 열린 제2차 정부간협상위원회(NIC2) 회의 결과,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국제협약’에 관한 초안을 올해 11월까지 만들기로 했다고 통신사 <로이터>가 2일(현지 시각) 전했다.

플라스틱 규제 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산·소비·폐기·재활용 단계를 아우르는 플라스틱 전주기에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추진하기로 결정됐다. 정부간협상위원회(NIC)를 다섯 차례 개최해 2024년까지 협약안 성안을 마무리 짓고 2025년 협약을 출범한다는 목표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앞으로 협상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각국의 입장을 반영한 초안을 11월 3차 회의(NIC3) 전까지 만들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170개국 정부대표단과 이해관계자 등 약 1600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사 결정 방식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은 조약 결정이 만장일치 합의가 아닌 다수결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반대했고, 이에 따라 의사 결정 방식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국 환경부와 외교부, 해양수산부도 3일 보도자료를 내어 플라스틱 규제 협약이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환경부 등은 “플라스틱 종식과 폴리머 감축에 대다수가 공감했다”면서도 “플라스틱 종식 목표 연도와 폴리머 감축의 국가별 목표 수립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폴리머는 윤활제와 접착제, 섬유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이밖에 위해 우려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을 무엇으로 설정할지에 대해서도 견해차를 보였다. 또한, 플라스틱 종식을 위해 지구환경기금(GEF) 등 기존 재정 메커니즘을 활용할지 아니면 새로운 재정 메커니즘을 설립할지를 두고서도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환경부 등은 전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미국의 그레이엄 포브스 플라스틱 캠페인 수석활동가는 “플라스틱 규제 협약은 우리가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이번 협상에서 산유국과 석유화학업계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협약에 포함되지 않도록 회의를 지연시키며 방해 공작을 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한국의 김나라 캠페이너도 “한국 정부의 참석자 리스트에 한국석유화학협회가 포함되어 있었다”며 “한국 정부가 여전히 플라스틱 문제를 단순한 환경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제출한 사전 의견서에서도 플라스틱 생산량 절감과 재사용, 리필을 중심으로 하는 근본적 해결 방안이 아닌 재활용과 바이오플라스틱에 치중된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문제의 시작인 석유화학 기업의 영향력을 배제해 나가야 하며,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과 더불어 근본적 해결 방안인 재사용과 리필 기반의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등은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NIC5)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3차 회의와 내년 상반기 캐나다에서 열리는 제4차 회의에 이어 내년 하반기 한국 회의에서 협약안이 최종 결정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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