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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8-30 21:35수정 2013-08-30 22:29

나는 가시연꽃을 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오히려 강한 전사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온몸을 갑옷과 투구로 감싸고, 근접하기 두려운 가시까지 두르고 있으니까. 가시연꽃은 제 살을 뚫고 피어난다. 한여름 붉은 뙤약볕이 삼킬 듯 덤비는, 가장 더운 8월에 태어난다. 땅도 뜨겁고, 하늘도 뜨겁고, 사람도 뜨거운 계절에 가시연꽃은 처연한 붉은 생애를 세상에 드러내는 셈이다.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눈물마저 난다. 전쟁 같은 세상살이에 찢긴 내 가슴도 붉게 물든다. 가시연꽃을 아름답다 하지 말라. 사연 많은 사랑이라고도 하지 말라. 그녀는 시련의 사선을 뚫고 나온 전사다. 세 치 혀를 부끄럽게 하는, 자연의 철학이다. 
경남 창녕 우포늪 2012년 8월. 정봉채 사진가
나는 가시연꽃을 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오히려 강한 전사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온몸을 갑옷과 투구로 감싸고, 근접하기 두려운 가시까지 두르고 있으니까. 가시연꽃은 제 살을 뚫고 피어난다. 한여름 붉은 뙤약볕이 삼킬 듯 덤비는, 가장 더운 8월에 태어난다. 땅도 뜨겁고, 하늘도 뜨겁고, 사람도 뜨거운 계절에 가시연꽃은 처연한 붉은 생애를 세상에 드러내는 셈이다.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눈물마저 난다. 전쟁 같은 세상살이에 찢긴 내 가슴도 붉게 물든다. 가시연꽃을 아름답다 하지 말라. 사연 많은 사랑이라고도 하지 말라. 그녀는 시련의 사선을 뚫고 나온 전사다. 세 치 혀를 부끄럽게 하는, 자연의 철학이다. 경남 창녕 우포늪 2012년 8월. 정봉채 사진가
<[토요판] 리뷰&프리뷰 한 장의 다큐
나는 가시연꽃을 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오히려 강한 전사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온몸을 갑옷과 투구로 감싸고, 근접하기 두려운 가시까지 두르고 있으니까. 가시연꽃은 제 살을 뚫고 피어난다. 한여름 붉은 뙤약볕이 삼킬 듯 덤비는, 가장 더운 8월에 태어난다. 땅도 뜨겁고, 하늘도 뜨겁고, 사람도 뜨거운 계절에 가시연꽃은 처연한 붉은 생애를 세상에 드러내는 셈이다.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눈물마저 난다. 전쟁 같은 세상살이에 찢긴 내 가슴도 붉게 물든다. 가시연꽃을 아름답다 하지 말라. 사연 많은 사랑이라고도 하지 말라. 그녀는 시련의 사선을 뚫고 나온 전사다. 세 치 혀를 부끄럽게 하는, 자연의 철학이다.

경남 창녕 우포늪 2012년 8월. 정봉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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