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원미산의 진달래 동산에 봄꽃들이 활짝 피어 꽃동산을 이뤘다. 2017년 기상사진전에서 입상한 강미원씨 작품. 기상청 제공
서울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는 해마다 4월1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민간 기상서비스 업체인 케이웨더는 11일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3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돼 중부지방은 평년보다 하루이틀 이르고 남부지방은 비슷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웨더의 전망으로 벚꽃이 서울의 경우 4월8일에야 핀다. 꽃이 개화한 지 일주일쯤 지나야 활짝 피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축제 기간 여의도 윤중로에는 꽃보다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벚꽃축제를 즐기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강릉원주대 연구팀이 봄꽃의 개화가 미치는 시각·심리적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연구팀은 20대 남녀 각 40명, 모두 80명을 대상으로 개나리, 진달래, 매화나무, 벚나무, 목련 등 5종의 나무에 꽃을 피었을 때와 꽃이 없을 때 사진을 보여주며 인상 및 감정평가를 했다. 인상은 밝다-어둡다, 아름답다-추하다 등 27쌍의 형용사 항목으로 평가하게 하고, 감정은 긴장 및 불안, 우울, 분노 및 적개심, 활기, 피로, 혼란 등의 기분 상태를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개나리꽃은 자연적이고 동적인 이미지, 매화와 벚꽃은 가벼우며 자연적인 이미지, 목련은 섬세하고 깔끔한 이미지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벚꽃과 목련꽃처럼 흰색은 깔끔하고 안심감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일본의 다른 연구에서 흰색은 불안감을 주는 색상으로도 보고돼 식물의 색채에 의한 심리적 효과가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5가지 꽃 가운데 유독 벚꽃에서 압박감이 없거나 안전한 이미지가 나타난 것은 벚꽃을 통해 안심감과 릴랙스(긴장 완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감정변화 측정에서는 봄꽃 식물 5종 모두 똑같이 우울함을 감소시키고 활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에 대한 감정 비교에서 벚꽃은 점수가 가장 낮게 평가돼 다른 봄꽃 식물보다 벚나무를 바라봤을 때 우울감이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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