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너마저… 기상청은 24일 그동안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던 울릉도·독도까지도 폭염경보 지역에 포함시켰다. 기상청 제공
폭염이 열흘 이상 계속되면서 날마다 기록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1907년 기상 관측 시작 111년 만에 38.0도를 기록하고, 23일 강원도 강릉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31.0도에 이르는 최악의 초열대야가 기록된 데 이어 24일에는 경북 영천과 경기 여주에서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23일 경산시 하양에서 39.9도가 기록된 지 하루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도가 무너진 셈이다.
기상청은 24일 “대기 상층이 고온건조한 가운데 하층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경북 남부 내륙의 지형적 효과까지 더해져 경북 영천시 신녕면의 ‘신령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오후 3시27분 40.3도가 기록됐다”고 밝혔다. 또 경기 여주시 흥천면에서도 오후 4시11분 같은 기온이 관측됐다. 올해 들어 자동기상관측장비로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되기는 처음이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하양 자동기상관측장비’에서도 2016년 8월12일 40.3도가 기록된 적이 있다. 하지만 여주 흥천면 자동기상관측장비의 경우 신령·하양과 달리 옥상에 설치돼 있어 주변보다 높게 측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기상청 관서용이 아닌 경우, 측정된 온도가 기상청의 극값(역대 최고치) 기록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극값 기록에 쓰이는 기상관서의 일 최고기온 극값은 대구에서 1942년 8월1일 관측된 40.0도다.
이날 이밖에도 경주 39.3도, 합천 37.6도, 청주 37.1도, 서울 36.8도, 임실 36.6도, 전주 36.5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36도를 넘는 최고기온이 관측됐다. 또 의성(39.6도), 상주(37.5도), 영주(37.5도), 제천(37.4도), 보은(37.3도), 춘천(37.2도) 등지에서는 일 최고기온 극값 1위가 경신됐다.
기상청은 “25일에도 계속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가끔 구름 많은 가운데 폭염이 이어지겠다. 다만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북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낮 한때 비가 조금 오는 곳이 있겠다. 또 서울·경기 남부는 낮 동안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이다. 26일에도 전국에 구름이 많은 상태에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아침 한때 비가 조금 오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하지만 기상청은 “다음주까지도 대구를 비롯한 경북 일부 내륙지역에 38도 안팎의 매우 높은 기온이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40도를 넘는 극한 날씨는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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