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진 31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전북 전주·익산·군산시, 광주시 북구 등이 다음달 예상되는 폭염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31일 이런 내용의 전국 시·군·구 별 8월 ‘폭염 취약성 지수’ 분석 결과를 1일부터 누리집(www.me.go.kr)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폭염 취약성 지수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개념을 바탕으로 폭염에 대응하는 능력의 상대적 차이를 0에서 1까지 표준화한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폭염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부가 지자체별 폭염취약성 지수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가 미리 배포한 자료를 보면, 각 지자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폭염 취약성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0.61으로 평가된 전북 전주시 완산구였고 가장 낮은 곳은 -0.14를 기록한 강원도 화천군이었다. 완산구는 기상청이 전망한 8월 평균온도를 근거로 한 기후노출도가 0.5로 큰 반면, 인구 천명 당 소방인력 등 폭염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능력은 0.0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화천군의 폭염 취약성 지수가 가장 낮게 평가된 것은 기후노출도가 낮고 인구가 적은 때문이었다.
완산구 다음으로는 전주 덕진구·전북 익산시·광주시 북구가 각 0.58, 전북 군산시 0.56, 광주 광산구 0.55 순으로 평가돼, 호남 지역의 폭염 취약성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에 특히 민감한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전북 고창군, 김제시, 정읍시 등이 상대적으로 폭염 취약성이 높게 나왔고, 5세 미만 영유아 인구 대상 분석에서는 전북 전주시, 군산시, 완주군, 부산광역시 기장군 등에서 폭염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이번에 발표한 폭염 취약성 지수는 그러나 변수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분석이어서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지자체별 폭염 취약성 지수의 폭염에 대한 민감도 평가에는 인구 구성만, 적응능력 평가에는 인구당 의료기관 및 응급의료기관 수, 소방인력 수, 지역내 총생산(GRDP)만 고려했다. 쪽방 등 주거 실태와 소득 수준, 폭염대피시설 조차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김윤정 연구원은 “기초 지자체별로 집계 가능하면서 대표성이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역별 세부 여건을 상세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폭염에 취약한 쪽방촌, 야외근로자 현황, 녹색기반시설 등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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