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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한반도 폭염을 알려면 인도 북부를 살펴라”

등록 2018-10-31 06:00수정 2018-10-31 09:22

기상학회 학술대회서 올해 폭염 분석
인도 북서부의 비정상적 대류활동이
몬순 이동과 티베트고기압에 영향 줘
한반도에 고기압 형성해 폭염 발생
최악의 폭염이 닥친 지난 8월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신축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최악의 폭염이 닥친 지난 8월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신축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당 태종의 명을 받은 삼장법사 현장이 불경을 찾아 인도로 향한 것처럼, 한반도 폭염을 예측하려면 인도 북서부 지역의 대기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9~31일 열린 한국기상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김맹기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와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교수 등 기상학자들은 올해 폭염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한 결과 파키스탄 북부와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대류활동이 한반도 폭염을 일으킨 먼 원인이라고 밝혔다. 기상학계는 겨울철 중위도 지역의 한파에 앞서 음의 북극진동지수가 선행하고 한반도 지역 한파가 오기 전 북극 카라바렌츠해와 라테프해의 해빙 면적이 감소하는 것처럼, 인도 북서부 지역의 대기 상태가 한반도 여름철 폭염과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폭염 예측의 선행 지표로 삼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김맹기 교수는 “한반도의 폭염은 일반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에 따른 대기 상층의 가열과 티베트고기압의 확장에 따른 대기 하층의 가열이 겹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기상·기후학적 분석 방법을 통해 연구한 결과, 티베트고기압의 강화는 인도 북서부 지역의 비정상적인 대류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곧 파키스탄 북부와 인도 북서부 지역의 대류활동이 강하게 발달하면 티베트고기압을 강화하면서 서쪽으로 확장하도록 하고, 이것이 또다시 티베트고원을 강하게 가열해 인도 몬순 지역을 북서쪽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도 북서부 지역에는 저기압이 발달해 강수가 증가하고 이는 상공의 대기를 다시 가열하는 되먹임 작용을 해 티베트고기압의 강화라는 대기 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예상욱 교수도 “인도 몬순의 강화가 지구순환의 원격상관에 의해 한반도에 고기압이 발달할 환경을 만들어 폭염 발생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는 좋은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우선 지난 46년 동안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의 대기 상태를 분석해, 종관 규모(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의 크기와 수명)의 운동에너지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동서 방향의 바람장이 약해지고 남북 방향의 온도 차이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밝혔다. 이런 변화는 정체성을 가지는 대기 구조를 강화하고 몽골지방의 강수가 감소함에 따라 지상과 대기의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한편 그 결과 인도 몬순을 강화시킨다. 이것이 아열대 해양에서의 해양-대기 상호작용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런 조건은 한반도에서 폭염이 발생할 확률과 강도를 높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 결과이다.

하지만 기상학계는 올해와 같은 폭염의 발생이 기후변화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폭염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인도 북서부 지역의 기류 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인간 활동에 의한 곧 인위적인 기후변화가 초래한 올해 폭염의 위험성이 자연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성에 비해 8배 높았다. 이는 10배인 1994년보다 작고 6배인 2013년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민 교수는 또 “올해 7~8월 한반도의 폭염에 영향을 준 열대 대류의 강화에 기여한 남중국해 대류에 인위적인 기후변화가 위험도를 1.5배 높인 반면 인도 북서부 지역 대류에서는 인위적인 위험도 상승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하경자 부산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올해 7월의 증발산량 편차(아노말리)가 매우 크게 나타나, 1994년 이래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08년과 1973년 이래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2013년보다 컸다. 올해 폭염으로 지표면에서 물의 소비가 이례적으로 많았다는 얘기다. 폭염의 예측과 전망에서 증발산량도 하나의 분석 요소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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