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번식을 위해 설치된 인공둥지탑. 국립생태원 제공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황새를 번식시키기 위해 러시아에 인공둥지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황새가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러시아 동아시아지역에 황새 번식을 돕는 인공둥지탑을 설치하는 등의 ‘한반도 월동 황새의 러시아 번식지 개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생태원은 이 연구를 위해 세계자연기금(WWF) 러시아 아무르지부와 지난 2월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황새는 전 세계에 2500여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의 겨울 철새다. 195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했지만, 1970년대 이후론 소수의 무리가 충남 천수만과 전남 해남, 순천만, 낙동강 하구 등에서 겨울을 난 뒤 번식을 위해 러시아로 돌아간다. 1998년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고 2005년 이후 1급 멸종위기 생물로 보호 중이다.
황새는 둥지를 짓고 번식할 때 초원이나 낮은 산의 큰 나무를 찾아 해마다 같은 둥지에 한 번에 3~4개의 알을 낳는다.
러시아-한반도 황새 생태축(왼쪽)과 인공둥지탑 설치 위치(오르쪽). 국립생태원 제공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불규칙해지면서 먹이가 줄고, 아무르강 유역 댐 건설 등으로 서식지까지 파괴되면서 큰 나무들이 훼손돼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러시아 번식지의 황새 자연둥지.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은 올 3월부터 내년까지 러시아 연해주 항카호 습지와 두만강 유역에 인공둥지탑 18개를 설치해 황새의 번식 상태와 이동 경로 분석, 신규 번식지 발굴 등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공둥지탑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접근을 막고 황새의 번식을 돕기 위해 높이 6m, 지름 1.2m 크기로 만들었다. 현재 항카호 습지와 두만강 유역에 각각 5개, 3개가 설치돼 있고, 내년 항카호 습지 인근에 10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인공둥지탑을 통해 황새의 인공둥지탑 사용 현황과 번식 상태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서식지 개선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