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기후솔루션, 그린피스 등은 6일 서울 종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두산중공업의 미래 현금흐름 창출 가능성과 사업 전망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시가총액의 2배가 넘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지원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 제공
두산중공업에 대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조4천억원 규모의 공적 금융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며 환경단체들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전 세계가 석탄화력발전 투자를 줄이는데도 두산중공업이 여전히 석탄 투자를 이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그린피스 등은 6일 서울 종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은과 수은이 두산중공업의 미래 현금흐름 창출 가능성과 사업 전망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시가총액의 2배가 넘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했다”고 청구 취지를 밝혔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대해 1조원 대출을 시작으로 4월에 6천억원 규모의 외화 채권을 대출로 전환한 뒤, 최근 8천억원의 대출을 거듭 승인했다. 기후솔루션 등의 주장을 보면, 두산중공업의 재무 위기는 전 세계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경영진 책임이다. 지난 5년간 사업 부문의 60~80%를 차지한 국외 석탄화력발전 건설이 급감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입었는데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산중공업은 ‘기존 국외 석탄화력 사업을 지속하고 가스발전 사업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후솔루션 등은 “만약 두 은행의 적립금으로 두산중공업의 손실을 보전하지 못하게 되면 정부 자금, 즉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며 “두 은행의 금융 제공은 두산중공업이 석탄사업을 정리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전 세계 석탄 투자 감소세는 현저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세계 석탄화력 최종투자 결정이 2017년 76기가와트에서 2018년 23기가와트로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2018년 세계 전력투자 비중은 신재생에너지가 40%, 계통(전력 공급망) 37%, 화력 16%, 원전 6% 순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런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가운데 국외 석탄에 공적자금을 투자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나마 일본도 최근 국외 석탄 투자를 재검토하는 중이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JF파이낸셜 그룹이 최근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지난달 같은 결정을 내린 뒤 2030년까지 약 12조엔(한화 137조원)을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두산중공업이 향후 주력하겠다는 가스발전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재생에너지와의 가격 경쟁에서 지고 있다. 생존이 불확실한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건 위험한 도박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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