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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고기가 사라지면 공기가 달라진다

등록 2020-06-17 05:01수정 2022-01-16 12:17

온실가스 배출량 26%가 식품류
절반 이상 동물성 제품 생산 관련
축산업, 교통 부문보다 배출량 많아
대체육 산업·고기세 제안 등 잇따라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차별주의’를 반대하며 비건채식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차별주의’를 반대하며 비건채식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채식주의자는 섭취하는 음식물을 기준으로 여덟 단계로 나눈다. 과일·견과류·곡물만 먹는 ‘프루테리언’, 채소까지 먹는 ‘비건’, 유제품도 먹는 ‘락토 베지테리언’, 달걀까지 먹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유제품을 먹지 않고 달걀만 먹으면 ‘오보 베지테리언’), 생선과 조개도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고기 중 닭 등 조류를 먹는 ‘폴로베지테리언’, 평소 육식을 하지 않지만 회식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기를 먹는 유연한 채식주의라 할 ‘플렉시테리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거니즘’은 육식·가죽제품·동물실험을 한 화장품 등 동물이 생산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삶의 한 방식으로, 최근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채식만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당신이 채식을 한다면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 때문에 채식은 개인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란 주장도 있다.

지난해 8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한 식품의 환경 영향 감소’를 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6%가 식품 생산 관련이다. 그중 동물성 제품 생산 관련이 58%이고, 그중에서도 소고기와 양고기가 50%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식단을 채식으로 바꿀 경우 음식과 관련해 개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3분의 2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1㎏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19㎏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1㎏의 감자를 생산하는 데는 280g만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200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축산업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로 교통 부문(13%)보다 많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도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며 육류와 우유, 치즈 소비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또 재배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로컬푸드·제철음식을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를 방목할 목초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나 소가 먹을 사료를 키우기 위해 파괴하는 산림을 보호하면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카본 싱크’로서 토양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새달 초 발표할 예정인 ‘그린뉴딜’ 정책에 대체육 산업 지원책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콩·감자 등을 혼합해 고기의 식감을 재현하는 제품을 만드는 ‘임파서블 푸드’사나 ‘비욘드 미트’사는 채식 인구 성장에 따라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 조길예(전남대 독문과 교수)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는 “국내에도 대체식품 산업이 있지만 다양성이 부족하고 정체돼 있다. 한국도 투자하면 외국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아랍(할랄푸드)·유럽에서도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인 ‘고기세’(meat tax)를 내게 하자는 제안도 있다. 2018년 11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육류를 소비하는 고소득 국가에서 고기세를 물릴 경우 1주일에 2인분가량의 고기 소비가 감소하고, 심장질환·뇌졸중·당뇨병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22만명, 의료 관련 비용 약 45조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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